■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희 (민주당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장)
오늘 첫 인터뷰는 민주당에 영입된 유명스타 PD 한 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임명이 된 분입니다. 이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쌀집 아저씨'로 우리에게 너무 친근한 분이고 그런데 이분이 뜻밖에 정치권으로? 이것도 첫 번째 놀랄 일이었는데 또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에서 영입 제안이 왔었다는 이야기 때문에 우리를 더 놀라게 했죠.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민주당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장. 김영희 전 MBC 부사장, 김영희 PD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영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홍보소통본부장. 아직은 좀 어색하시죠?
◇ 김현정> (웃음) 계속 어색. 그런데 사실은 저는 이제 쌀집 아저씨로 너무도 익숙하고 제가 학창 시절에는 우리 김영희 PD님은 연예인 같은 그런 스타로 제가 익숙해서 지금 굉장히 영광입니다. (웃음)
◆ 김영희> (웃음) 별말씀을요.
◇ 김현정> 아니, 원래 정치에 관심이 그럼 있으셨던 거예요?
◆ 김영희> 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정치권에서 계속 어떤 제안들을 강하게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라는 것을 관심을 끊을 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PD로서 꽤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아마 정치하는 분들이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정치권에서 계속 러브콜이 있었다는 얘기는 이번 선거 말고 지난번에도.
◆ 김영희> 네. 제가 DJ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되기 전에, 총재 시절에 제가 '일요일 일요일 밤에' CP를 하다가 기습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경규 씨하고. 그래서 이희호 여사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새벽에 운동하는 모습. 그리고 이 부부 간의 소탈한 모습. 이경규와 같이 잘 친하게 지내는 모습, 이런 것들을 처음으로 방송을 했죠. 그래서 아마 시청률이 그 당시 거의 50%에 육박하는.
◇ 김현정> 어마어마했어요. 그때 그 파급력이.
◆ 김영희> 그게 저는 사실은 그다음 날 방송에 나가고 복도를 지나가는데 어떤 중견 개그맨이 '김 감독, 고마워'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고마워? 무슨 의미죠.
◆ 김영희> 그러니까 '이게 뭐죠' 그랬더니 '나는 김대중이 빨갱이인 줄 알았어. 그런데 그냥 동네 아저씨더만, 고마워' 그러고 가더라고요.
◇ 김현정> '어제 그 방송보고 DJ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됐다' 그래서 그분은 DJ 찍으셨대요?
◆ 김영희> 그러셨지 않을까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때부터 김영희 PD가 어떤 정치인의 모습을, 진면목을 드러내는 데 재능이 있구나 그때부터 정치권이 눈여겨 본 거네요.
◆ 김영희>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그동안은 계속 거절하셨잖아요. 안 가셨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양쪽에서 다 제안을 했고 어떻게 선택하셨습니까?
◆ 김영희> 그동안 안 간 이유는 그 프로그램 콘텐츠를 통해서 국민과 이렇게 소통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사회에. 그래서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사실은 국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대통령 선거이기 때문에 이쪽에서 한 번 기여를 해봐야 되지 않느냐.
◇ 김현정> 그러면 코로나로 우리 세상이 바뀌고 있는 부분, 이런 것도 다 영향을 준 거예요?
◆ 김영희> 영향을 준 거죠. 우리 국민들을 좀 즐겁고 행복하게, 감동은 주지 못할망정 좀 즐겁게 이렇게 좀 해드려야 되는데 그게 또 이 정치만큼 큰 영향이 없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순서로 따지면 국민의힘에서 제안이 먼저 왔다면서요?
◆ 김영희> 네.
◇ 김현정> 왜 거기로 안 가셨어요?
◆ 김영희> 그쪽과도 한 수개월 전부터 먼저 만나서. 거기 주요 인사와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긍정적으로 사실은 협의를 했던 건 사실입니다. 협의를 하면서 부정적이었으면 만날 이유가 없었고.
◇ 김현정> 그렇죠.
◆ 김영희>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협의를 했지만 결국에는 마지막 순간에는 결정하기가 참 주저스러운 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을 해보겠다.
◇ 김현정> 마지막에 주저스러운 부분은 뭐였습니까?
◆ 김영희> 마지막 결정하기에 인간적인 고민이죠. 내가 이 PD를 그만두고 이쪽에 가도 되는 건가 마는 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고.
◇ 김현정> 그 이쪽이라 함은 정치권 전체를 얘기하는 거예요? 아니면 국민의힘을 얘기하는 거예요?
◆ 김영희> 전체죠. 근본적인 고민 때문에 '고민해 보겠다.' 그리고 이제 거의 마지막 순간에는 전화로 저한테 '그러면 결심을 해 주시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미디어홍보를 좀 책임져 달라.' 그래서 제가 아직까지는 내가 결단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민이 깊어서 그래서 좀 시간을 달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뭐, '에이 뭘 그걸 고민하십니까? 지금 하시죠.' 막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고민할 시간을 달라. 이게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거기에서 민주당이
◆ 김영희> 그런데 그 직전에, 그 전부터 민주당도 계속 연락이 왔는데.
◇ 김현정> 국민의힘하고 얘기하고 있는데 또 민주당에서 계속 연락이 왔어요?
◆ 김영희> 그런데 (국민의힘과) 처음 만난 신의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쪽과 얘기를 끝내야지 만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제가 고민해보겠다고 시간 더 달라고 얘기를 하고 왔는데 갑자기 어느 날 휴일에 송영길 대표가 저희 집 앞에 와서 1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연락도 없이 와서?
◆ 김영희> 연락도 없이, 밤에. 이제 주위 사람을 통해서 들으니까 어디 들어가서 계시라고 해도 안 들어가고 서 계시다는 거예요. 그래서 얼른 내려가서 만나서 호프집으로 갔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거기에서 감동하신 거예요, 그러면?
◆ 김영희> 그렇죠.
◇ 김현정> 진솔한 얘기들 나누면서.
◆ 김영희> 나누면서.
◇ 김현정> 그런데 한편으로 의아한 게 그러면 김영희 PD 선택에 '국민의힘이냐 민주당이냐.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는 그럼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인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 김영희> 후보나 당은 사실은 저에게는 두 번째 판단 기준입니다. 제가 가서 일을 했을 때 과연 내가 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줄 수 있는 쪽이 어느 쪽이었을까라는 생각을 좀 하게 됐어요. 마지막에 결정을 내릴 때는. 그런데 이 간절함이 아마 그것을 보장해 줄 수 있다.
◇ 김현정> 어느 당이 더 간절한가.
◆ 김영희> 그래서 나를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나를 잘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 김현정> 가면 특정 후보를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홍보를 하셔야 하는데 서로 상대편에 있는 후보인데 이쪽일까, 저쪽일까 조금 의아하기도 한데.
◆ 김영희> 그런데 저는 항상 중립적인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그래서 예를 들면 이쪽에서 잘하면 이쪽을 칭찬해 주고 저쪽에서 잘하면 저쪽을 칭찬해 주고. 그런 쪽이어서 윤석열 후보도 상당히 장점이 많은 분이죠. 이재명 후보도 사실은 상당히 장점이 많고. 물론 단점도 계시지만 둘 다. 그리고 양쪽 정치권이 사실은 두 당이 다 잘한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쪽도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고 저쪽도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고. 사실은 중립에 서 있는 입장이었다. 이해가 돼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아요. 이제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정치판에 들어오게 되셨고 이재명 후보를 위한 홍보전 최전선에 지휘관으로 나서게 되셨는데 홍보면에 있어서 지금까지 이재명 후보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영희> 그냥 달라지려고 노력을 했으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기존의 정치권에서 하던 홍보전략과 달라질 게 없다.
◇ 김현정> 보면서,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좀 답답하고 그러셨어요?
◆ 김영희> 네, 그렇죠. 윤석열 후보 측도 마찬가지고. 저는 양 쪽을 다 보고 있었는데 양 쪽 다 나라면 이거를 좀 새롭고 신선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김현정> 무슨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십니까?
◆ 김영희> 그동안 제가 프로그램을 해왔던 것처럼 의외의 부분을 가지고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 예를 들면 정해진 틀의 방문이나 이런 게 아니고 촬영을 예고하지 않는 촬영 같은 것.
◇ 김현정> (웃음) 기습 방문 막 이런 거 하는 거요, 카메라가?
◆ 김영희> 그렇죠, 아니면 몰래 지켜보는 이런 것.
◇ 김현정> 관찰카메라처럼? 원래 관찰카메라의 대가시잖아요. 양심 냉장고, 또 느낌표.
◆ 김영희> 왜냐면 저는 이재명 후보를 만나고 나서 왜 저렇게 솔직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유머도 있고. 왜 딱딱하고 강하게만 보였을까. 그런 면을 좀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 김현정> 그 강한 게 지금까지의 강점 아니었어요? 추진력, 강하게 밀고 나간다. 사이다.
◆ 김영희> 강점이자 약점이었죠. 왜냐하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무섭다고 얘기한 사람까지 있잖아요. 그래서 그것을 그렇지않다라고 입으로 내가 100번 떠들어봐야 누가 믿겠습니까? 그런데 그걸 진짜로 몰래 카메라를 한다든지 또는 기습 촬영을 한다든지 하면 후보의 진면목이 보여질 수 있다.
◇ 김현정> 그리고 보니까 몰래카메라도 김영희 PD님이 하셨던 거. 옛날에 김종서 씨인가요. 이런 분들 막 당하고. 샴푸로 그런 걸 하는 거예요, 그러면?
◆ 김영희> 일부러 어떤 장치를 해놓지는 않지만 어느 지역을 방문을 하거나 동선에 있을 때 이거는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죠.
◇ 김현정> 재미있겠는데요. 김영희 PD표 대선홍보란, 대선 캠페인은 어떤 모습일까, 상당히 기대가 되는데,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사실은 정치판에 인재로 영입되는 분들이 가서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상황일 때가 있어요. 허수아비마냥 될 때도 있고. 홍보 분야에 있어서, 홍보 소통 분야에 있어서 전권 받으신 겁니까?
◆ 김영희> 네, 받았습니다.
◇ 김현정> 전권 받았어요?
◆ 김영희> 전권을 받았습니다. 마음대로 하시라.
◇ 김현정> 마음대로 하시라까지?
◆ 김영희> 마음대로 하시라. 조직과 인원, 이런 거까지 마음대로 하시라. 전권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 마음대로 했다가 이상하게 되면 누가 책임지는 거예요? (웃음) 그런데 어쨌든 그만큼 믿는다는 얘기군요.
◆ 김영희> 그리고 제가 들리는 바로도 후보와 대표가 뒤에서 그렇게 얘기하고 다니신대요. 마음대로 하게 해드려라.
◇ 김현정> 마음대로 하게 해 드려라. 샴푸 계속 나와도 마음대로 하게 해드려라. (웃음) 그 정도까지 전권을 받으셨다.
◆ 김영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그 자리에 있습니다. 홍보 본부장 자리.
◇ 김현정> 그러면 이준석 대표가 거기 간다고 해서 조금 이렇게 보류가 됐던 거라고 보세요? 아니면 그건 아니에요?
◆ 김영희> 아니에요. 제가 대답을 안 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아마 고민을 하다가 아마 시간상 발표를 한 게 아닐까.
◇ 김현정> 계속 미적미적 답을 안 하시니까. 시간상은 그렇다. 아무튼 이준석 대표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홍보 담당했잖아요. 오세훈 후보. 그때 아 기발한 것 많이 했고 특히 2030에 대한 홍보전을 잘 펼쳐서 승기를 잡았다라는 평가를 받거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영희> 너무 잘하죠. 그리고 기존에 정치하는 분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또 젊은 시각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잘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만약에 거기에 지금 잡음이 있지만 그걸 맡고 가면 잘할 거라고 믿어요.
◇ 김현정> 누가 더 잘할 것 같습니까? 김영희 PD와 (이준석 대표)
◆ 김영희> 그거는 제가 더 잘하죠. (웃음) 저는 35년을 해 온 사람인데.
◇ 김현정> (웃음) 죄송합니다. 이런 질문 너무 당연한 건데 제가 뻔한 질문인데 재미삼아 해 봤어요.
◆ 김영희> (웃음) 정치라는 영역이 좀 달라서. 하지만 제가 프로그램을 할 때 제가 맡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성공을 했습니다. 아주 대성공을 한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그 제가 했던 방송의 시간대가 골든타임이었어요. 그러면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시간이거든요. 저쪽도 사활을 걸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겼습니다. 이번에도 지지 않을 겁니다. 이길 겁니다.
◇ 김현정> 승부사이신데요. 이제 보니까. (웃음) 여기까지 오늘 여기까지 말씀듣겠습니다. 김영희 민주당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장, 오늘 고맙습니다.
◆ 김영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