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읽기]대선 D-96 '초접전' 李 vs 尹, 호남 민심은 어디로?

양측 모두 호남 공약 '미래 산업'에 방점
지방분권 외치면서도 구체적인 공약은 안 보여
이재명, 주말 전북으로 2주 연속 호남 '집토끼부터'
윤석열, 전두환 옹호 후폭풍 여전…이준석과 갈등도

인사하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민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선 공약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어떤 후보가 보다 구체적인 지역 발전 대안을 제시하는지 전남을 비롯한 호남 유권자의 눈길이 두 후보의 지역 공약에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공약의 방점을 '미래 산업'에 찍었습니다.
 
이 후보는 서남해안 중심의 분권형 에너지 생산을 통해 호남을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로 만들 계획입니다.
 
중앙 집중식의 에너지 생산 방식을 벗어나 국가의 투자를 통한 에너지 생산 중심도시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윤 후보는 호남을 자생력 있는 미래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광주에는 인공지능 산업융합 클러스터를, 전남엔 우주발사체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지역 소멸 해법에 대해서도 두 후보 모두 지방 분권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후보는 호남과 강원, 충청을 잇는 '강호축'을 새로운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언급했지만 문재인 정부 시즌2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윤 후보는 행정 권한과 예산을 위임하겠다고 했으나 세부 실행 계획 없이 포괄적인 구상에 그쳤습니다.
 
지난 11월 27일 여수 낭만포차 거리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김혜경 여사가 손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지역을 직접 찾는, 발로 뛰는 선거운동은 이 후보가 앞서는 모습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29일 4박 5일 일정으로 광주·전남 곳곳을 찾아 표심을 공략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첫 번째 전남 동부권 방문에 이어 이번 일정에서도 여수광양항의 스마트 항만 전환 등 지역맞춤형 발전 전략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도 지난달 24일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사망한 특성화고 3학년 고(故) 홍정운군의 49재에 참석하는 등 호남 민심 잡기를 위한 내조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3일부터 5일까지 전북지역도 찾을 예정으로 2주 연속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섭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11월 1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김한영 기자

윤 후보는 지난달 10일 화순에 있는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 방문한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지만 시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윤 후보는 앞서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은 개 사과로 논란을 일으켰으며 격렬한 항의 속에 반쪽짜리 참배를 했습니다.
 
이준석 당대표와 행보가 갈리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두 차례나 전남 동부권을 공식 방문하는 등 호남에 각별히 신경 써 왔으나 최근 윤 후보와 대립각이 격화되면서 대선을 맞이하는 호남 민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 10월 21일 여수·순천 방문에서 이 대표는 "당 대선 후보인 윤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호남이 국민의힘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을 만한 상황이 됐다"고 선을 그으며 성난 민심을 달랬습니다.
 
선대위 보이콧과 함께 이뤄진 지난 1일 순천·여수 비공식 방문에서는 측근에게 대선에 대한 위기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선대위 구성을 두고 '당대표 패싱'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달 30일부터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지방 잠행을 이어가던 차였습니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호남이지만 아직까지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인 민심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입장에서도 전국정당화와 대선 승리를 위해 호남에서의 두자릿수 지지율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내년 대선까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앞으로 펼쳐질 대선 정국에서 보다 선명한 비전 제시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이 제시되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텃밭 수성에 나선 이 후보와 불모지 공략이 절실한 윤 후보 간의 호남 민심 파고들기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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