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7분 만에 끝났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제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가 당분간 중단된다. 자유계약선수(FA)와 트레이드 시장에 추운 겨울이 찾아온다.
미국 현지 언론은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에 합의한 메이저리그 구단주들과 선수노조의 노사단체협약이 만료되면서 양측은 이날까지 새로운 합의안을 마련해 도장을 찍어야 했다.
하지만 양측은 여러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대부분 돈과 관련된 이슈다.
가장 대표적인 쟁점은 바로 '탱킹(tanking)'이다.
많은 구단들이 지난 몇년 동안 '탱킹' 전략을 사용했다. '탱킹'은 저조한 팀 성적을 감수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좋은 유망주를 발굴해 차근차근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뜻한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탱킹' 전략을 바탕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대표적인 구단이다.
'탱킹'을 하는 구단은 선수단 구성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
최근 이 같은 구단들이 늘어나면서 선수들은 연봉 협상과 계약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리그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대면서 '탱킹'을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FA 권리를 얻는 서비스 타임 이슈도 있다. 구단주들은 풀타임 6시즌을 채우거나 만 29.5세가 되면 FA 자격을 주는 방안을 내밀었다. 하지만 선수노조는 5시즌을 채우면 FA 자격 연한을 5시즌으로 단축해야 한다며 맞섰다.
양측은 기존 노사단체협약 마감시한을 앞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어빙에서 만나 마지막 협상에 나섰지만 회의는 7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언제쯤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직장폐쇄가 길어지면 2022시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직장폐쇄 기간에는 메이저리그의 모든 활동이 중단된다. FA 영입과 트레이드는 물론이고 선수들의 구단 시설 이용 역시 금지된다.
노사협약 합의가 늦어질 경우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는 물론이고 최악의 경우 3월 말 개막하는 2022시즌 정규리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미국 현지 매체들은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새로운 노사단체협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는 역대 9번째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94~1995년에 있었다.
선수노조가 1994시즌 도중 파업을 결의하면서 직장폐쇄가 결정됐다. 그해 월드시리즈는 열리지 않았다. 직장폐쇄는 해를 넘겨 1995시즌 일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개막이 늦어지면서 기존 162경기가 아닌 144경기 체제로 시즌이 진행됐다.
한편, 이번 직장폐쇄로 인해 김광현의 행보도 미궁 속에 빠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시즌을 보낸 김광현은 올해 FA 권리를 얻었다. 하지만 당분간 미국 내에서 새로운 소속팀을 찾기가 불가능해졌다. 노사단체협약 합의 이후 FA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김광현은 내년 원소속구단인 SSG 랜더스로 복귀할 수 있다. 인내심을 갖고 노사단체협약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김광현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