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구독료 부담에 '계정 공유' 나선다…중개 플랫폼도 '인기'

연합뉴스
이른바 OTT 춘추전국시대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애플TV+부터 토종 OTT는 웨이브, 티빙, 왓챠까지.선택할 수 있는 OTT의 수가 다양해졌다.

문제는 OTT들이 저마다 '오리지널' 시리즈를 앞세우면서 더 이상 하나의 OTT만으로 만족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여러 OTT를 구독할수록 구독료 부담은 높아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계정을 타인과 공유해 구독료를 낮추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 됐다. 모르는 사람과도 계정을 공유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최근엔 '계정 공유 중개 플랫폼' 등도 등장했다.

'관행'으로 자리 잡은 계정 공유…여기저기서 "파티 구해요"

넷플릭스 파티를 구하는 글. 블라인드 캡처
계정 공유가 가능한 건 OTT들이 대부분 '다인용 요금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내 점유율 1위 OTT 넷플릭스는 월 1만 7천 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동시접속 이용자 수를 4명까지 허용한다. 만일 프리미엄 요금제를 4명이 같이 이용할 경우 1명당 4250원만 부담하면 된다.1인 접속만 허용하는 월 9500원의 베이식 요금제와 비교할 때 훨씬 경제적이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한달에 9900원의 요금제로 동시접속 이용자를 4명까지 허용한다. 연간 이용권은 9만 9천 원으로 보다 저렴하다. 디즈니플러스는 프로필을 최대 7개까지 만들 수 있도록 해 5명이나 6명까지도 서비스를 같이 구독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인 A씨는 "웨이브와 티빙,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를 이용하는데 모두 지인이나 가족들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혼자 이용했다면 구독료 부담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처럼 가족이나 지인 중에서 계정을 공유할 '파티'를 구하지 못할 경우, 온라인을 통해 파티를 구하기도 한다.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파티를 구한다"는 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과 파티를 하는 건 위험요소가 많다. 아이디를 가진 파티장이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파티원이 구독료를 내지 않는 등 사기행위도 빈번하다.

계정 공유 플랫폼도 등장…업계는 일단 '관망'

링키드 웹사이트 캡처
최근에는 이런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도 등장했다. 링키드, 벗츠, 피클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파티'를 관리해주는 게 특징이다.

링키드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11가지 구독 서비스 공유를 지원한다. 에스크로 안전 결제를 통해 구독 요금을 관리해준다. 잦은 해산을 막기 위해 파티원은 가입 시 미리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파티장은 약속한 기간 전에 파티를 해산하면 위약금을 낸다.

벗츠는 주요 OTT뿐 아니라 '밀리의서재'나 '리디북스' 같은 도서, '스포티파이' 같은 음악 구독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파티장이 진행 중인 파티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중단된 파티를 24시간 이상 방치하는 경우, 벗츠 측에서 환불을 진행해준다.

실제로 애플TV+와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를 개시한 11월 들어 계정 공유 중개 플랫폼의 이용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30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링키드 앱의 WAU(주간활성이용자수, 안드로이드 기준)는 11월 첫째주 1928명에서 둘째 주 3160명까지 증가했다. 벗츠의 WAU(안드로이드 기준)는 2922명에서 3593으로 늘었다.

일전에는 이용자가 적어 WAU가 집계되지 않았다. 이들 플랫폼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앱을 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웹사이트로 서비스를 이용해서다.

OTT 업계는 이같은 계정 공유를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상당수 이용자가 가입 대신 계정 공유를 선택하면 OTT 매출에는 사실상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계정 공유를 제한할 경우 생길 이용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만도 없다.

OTT업계 관계자는 "약관상으로는 제삼자에게 계정을 양도할 수 없다고 되어있는데, 이걸 따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계정 공유가 관행처럼 자리 잡은 만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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