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구청장 집들이 부적절' 주장에 법적대응…구의원도 '맞불'

부산 남구청, 박미순 부산 남구의원 고발 방침…법리 검토 마쳐
행정사무감사, 5분 발언에서 "박재범 구청장 사적 모임 부적절" 지적…"방역 수칙 위반" 주장도
남구청 "사실과 다른 주장 반복…도가 지나친 행동이라 판단"
박미순 구의원 "정당한 비판…고발할 경우 맞대응할 것"

부산 남구청. 송호재 기자
부산 남구청이 구청장에 대해 방역수칙 위반 의혹을 제기한 구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반면 해당 구의원은 정당한 비판이었다고 반박하며 맞대응을 예고해 구청과 구의회 사이 갈등이 결국 법적 공방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 남구청은 박미순 부산 남구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남구청은 박 의원이 박재범 남구청장의 집들이 모임을 '방역 수칙 위반 행위'라고 주장하며 비판하는 등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구청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6일부터 나흘 동안 구청 간부와 구의회 의장단 등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집들이 모임을 열었다.

구청은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였던 점을 고려해 하루 모임 인원을 최대 9명으로 정하는 등 방역 수칙을 어기지 않고 모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박미순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재범 구청장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10여명을 모아 집들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2일 열린 302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는 방역 수칙 위반 여부와 상관없이 단계적 일상회복도 시행하기 전 모임을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5분 발언에서 박 의원은 "모임 인원이 10명을 넘지 않더라도 남구민의 안전과 방역을 책임지는 구청장이 사적 모임을 주관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했다"며 "국민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사회적 노력을 하는 점을 생각했다면 모임을 자제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구청은 방역 수칙 위반 행위가 없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고, 이후에도 공식적인 발언대에서 또다시 비판을 반복했다며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구청은 이미 법률 검토까지 마친 상태로, 조만간 경찰 등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당시 구청장 집에서 열린 모임은 격무에 지친 직원과 구의원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고,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날짜를 나누고 모임을 최소화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과 비판이 반복됐기 때문에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법리적인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구청이 고발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실제 고발 등으로 이어질 경우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미순 의원은 "구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다수가 모이는 사적 모임을 개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5분 발언 등을 했다. 구청장은 방역 수칙 위반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구청이 실제 고발 등에 나설 경우 법적으로 맞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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