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2관왕인데…' 양의지-미란다, 엇갈린 MVP 명암

타자 부문 2관왕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9일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시상식에 개인사로 불참해 영상을 통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NC 다이노스

팀의 성적 부진 영향이 컸던 것일까.
 
프로야구 NC 주장 양의지는 타격 2관왕에 올랐지만 MVP 투표에서 8위에 그쳤다. 920점 만점에 단 46점을 득표했다.
 
양의지는 29일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시상식에서 타점상(111타점), 장타율상(5할8푼1리)을 수상했다. 개인사로 시상식에 불참한 양의지는 영상을 통해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상을 받아서 기분 좋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내년에 잘 준비해서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좋은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 양의지는 정규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5리(480타수 156안타) 30홈런 111타점 장타율 5할8푼1리를 기록했다. KBO 포수로 역대 최초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소속팀 NC는 정규 시즌을 7위로 마감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영광을 안았던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NC는 지난 7월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주전 선수 4명이 원정 중 숙소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외부인과 술자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는 KBO 리그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NC와 경기를 펼친 두산에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KBO는 리그 중단 결정을 내렸다. KBO는 NC 선수 4명에게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구단 자체 징계도 더해졌다. 사적 모임을 주도한 박석민은 50경기,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25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주전 4명이 빠진 NC는 5강 경쟁에서 결국 밀렸다. 젊은 선수들이 공백을 메웠지만 경험이 부족해 가을야구를 밟지 못햇다.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찬 양의지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선수협 회장까지 겸임해 부담은 배가 됐다.  

양의지는 개인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까지 팀을 올리지 못했다. 양의지는 "만족하는 기록이지만 올해 우리가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고 성적도 안 좋다 보니까 주장으로서는 '0점'짜리 시즌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정규시즌 MVP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연합뉴스
올 시즌 MVP는 588점을 얻은 두산 좌완 아리엘 미란다가 수상했다. 미란다는 평균자책점(2.33), 탈삼진(22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미란다는 37년간 깨지지 않던 '전설' 고(故) 최동원의 1984년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을 갈아치웠다.
 
미란다의 소속팀 두산은 정규 시즌을 4위로 마감.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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