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4박5일 호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대장정의 종착지는 전남 영광이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과 집토끼인 2030 청년층에서 역대 민주당 후보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이 후보는 시종일관 용서를 빌었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다짐했다.
뜨뜻미지근한 텃밭 민심…이낙연에 SOS 치고 '단죄' 약속하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성인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지지율 49.6%를 기록해 과반을 넘지 못 했다.
이 후보는 청년층에서도 부진한 모습이었다. 18~29세에선 16.1%로 윤 후보(48.1%)와 두 배 이상 차이 났고, 30대에서도 35.5%를 기록해 윤 후보(35.4%)에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호남에서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 후보.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 민주당의 '죽비'이고 '회초리'"라며 닷새 연속 용서를 구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망언'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우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호남권에서도 두자릿수 지지율을 얻으며 선전하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28일 광주를 찾아 '5.18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을 약속했고, 다음날인 29일엔 오월어머니회와 오찬을 갖는 등 호남의 가장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가 5.18 학살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통해 호남에 대한 구애를 이어가면서 윤 후보의 왜곡된 역사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찬양하고, 국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 대한민국을 제대로 꾸려갈 수 없다"고 하거나 "국정이라는 것이 하루이틀 어디서 주워듣거나 지나가는 점쟁이한테 얘기를 듣는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지난 여름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 측과 다소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는 가운데, '원팀 선대위' 출범 뒤에도 이를 풀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호남에서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여전한 것을 의식한 듯 영광 터미널시장 연설에서는 이 전 대표를 "호남이 낳은 정치 거물"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민주당 오영훈 의원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기용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매주 청년 만난 李…광주서 고3 선대위원장 깜짝 발표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8일 광주 대전환 선대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올해 만 18세인 광주 고등학교 학생의회 의장인 광주여고 3학년 남진희 양을 전면 배치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이 출범식 이틀 전 '올해 처음 선거권을 갖는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년 중심의 선대위'를 구상했다고 한다.
광주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10명 중 송 의원을 제외한 9명은 모두 2030 청년이다.
청년 위주의 선대위 구성과 더불어 이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충청, 호남까지 3주 내내 전국을 누비면서 한 번 이상 청년들과 접점을 넓혀오고 있다.
이 후보는 마지막날에도 광주 조선대학교 학생들과 만나 지방대학의 위기를 주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