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오미크론 공포…홍콩에선 대면접촉 없이도 감염

남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 사례가 홍콩에서도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전세계에 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 사람 간 직접 접촉 없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 보건 당국은 지난 25일 밤 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홍콩에 도착해 호텔에서 격리되었던 30대 남성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11일 홍콩에 도착해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는데 이틀 뒤에 받은 추가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이 남성이 격리되었던 호텔방의 복도 건너편 방에 격리되었던 캐나다에서 돌아온 60대 중국인 남성도 18일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격리 중이던 두 사람의 확진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문제가 대두되면서 홍콩 보건 당국이 두 사람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30대 남성이 먼저 감염되고 60대 남성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사람이 한 번도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밸브형 유죄? 들어오는 공기를 차단하지만 잠재적인 전염성이 있는 날숨은 그대로 내보내는 '이기적인' 마스크. SCMP
조사 결과 첫 번째 환자는 음식물을 받는 등의 목적으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을 때 밸브형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밸브형 마스크는 숨을 들이 쉴 때 외부 물질이 들어오는 것은 막아주지만 내쉴 때는 바이러스를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다.
 
결국 30대 남자가 음식물을 받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잠시 나왔을 때 썼던 밸브형 마스크를 통해 나온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복도에 머물다가 60대 남자에게 전이된 셈이다.
 
두 사람은 모두 백신을 접종 받은 상태에서 코로나에 걸린 돌파감염 케이스로 백신 효과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오미크론의 매우 높은 감염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홍콩 보건당국은 예방차원에서 두 남성이 머물던 층의 12개 다른 방에 머무는 투숙객의 격리를 14일 연장하는 한편 투숙객들에게 '이기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밸브형 마스크 대신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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