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의 접촉점을 넓힌 이 후보와 달리, 선대위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한창인 윤 후보는 일정을 최소화한 채 구상을 이어갔다.
안방서 상인·농민·청년 두루 만난 李…윤석열·전두환에 맹비난도
첫 일정인 전남 장흥 토요시장 방문길에서는 상인, 시민들과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 방문이었지만 눈길은 "3무(無) 후보, 무능·무지·무당은 안 된다"며 윤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한 즉석 연설이 끌었다.
이 후보는 "국정은 누군가 시켜서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 책임자가 국정을 모르는 것은 범죄"라며 ""무능도 자랑이 아니다. 다른 사람 불러다 시키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윤 후보의 정치와 인사 스타일을 정면 겨냥했다.
또 "이상한 스승님을 찾아다니며 나라의 미래를 무당한테 물으면 되겠느냐"며 윤 후보와 천공스님과의 인연을 거론하기도 했다.
반면 자신에 대해서는 "누가 제게 '3실(實) 후보'라고 해주셨다. 실력, 실천, 실적이 있다는 것"이라며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통해 입증된 행정력을 강조했다.
오후에는 강진에서 인력 부족과 수익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과 함께 반상회를 가지며 이재명표 농민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날 화장 후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대신해 사과에 나선 배우자 이순자씨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이 씨가 전씨 영결식에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한 데 대해 "마지막까지 광주시민과 국민들을 우롱하는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대통령 재임기간 외에 발생한 12·12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대한 책임이 더 무거운데 재임 기간만 언급한 것은 꼼수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정말 사과하는 마음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으면 광주 이광영 시민군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했을 것"이라며 거듭 사과의 진정성 없음을 비판했다.
이어진 순천 패션거리와 여수 낭만포차 일정은 배우자 김혜경씨와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젊은 층의 이용이 많은 곳을 배우자와 함께 방문함으로써 친(親)2030 이미지를 높이고 가정적인 부분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 후보는 호남 출신이자 지난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동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다음에 같이 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광주·전남 일대에 간다고 전화를 드렸는데 원래 잡힌 일정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미리 조정을 하지 못했다"며 일정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일정 외 외부행사 최소화한 尹…김성태엔 "본인이 원해 사의 수용"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아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한 청년작가특별전 '마스커레이드'를 감상했다.
전시기획사를 운영하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영향으로 예술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윤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은 2030 예술인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며 MZ세대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구상력이나 표현력이나 상상력이나 정말 기대를 한 10배 이상 뛰어넘는 것 같다"며 "청년작가를 보니 청년이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그런 세대"라고 청년 세대를 높이 평가했다.
막판 구성이 한창 중인 국민의힘 선대위에서는 딸의 KT 채용 특혜 의혹으로 인한 뇌물수수 혐의로 3심 재판 중인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직능총괄본부장직에 임명된 지 이틀만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법원의 최종판결은 나지 않았지만 저의 부덕과 불찰로 인해 일어난 일로 국민들은 여전히 우려하고 계신다"며 "무엇보다 국민의 희망을 안고 가는 윤석열 후보의 큰 뜻마저 저로 인해 오해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더는 머뭇거릴 수 없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김 전 원내대표의 사건이 좀 오래 돼 잘 기억을 못했다"며 옹호하면서도 "본인이 워낙 강하게 그렇게(말씀) 하셨기 때문에 그냥 수용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그 사건에 대해 본인 스스로 억울해합니다만 그래도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내가 결단을 하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뜻에 대해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선대위 구성의 가장 큰 이슈였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선거와 관련된 의사결정, 선거운동의 방향을 어떻게 하는 것은 선대위에서 협의체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며 특정 인물 중심의 원톱 선대위 체제 구축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히 "원톱이니 투톱이니 하는 그런 말 자체가 민주적인 선거운동 방식과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며 최근 영입에 난항을 겪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누가 선대위원장직을 맡더라도 원톱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