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용병상이 있어도 의료인력이 없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공중보건의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파견하고, 군의관 등을 요양시설의 '부스터샷' 접종에 투입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이기일 제1통제관은 2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의료대응체계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지적과 관련해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이 높아지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주말에는 특히 병원 같은 경우 퇴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일이나 모레는 (병상 확보에) 상당히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등을 통해 오늘 빨리 (병상) 대기자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시해놓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대기 시간별로 보면 하루 이상 기다린 환자가 712명, 이틀 이상 240명, 사흘 이상 119명으로 나흘 이상 대기한 환자도 239명이나 됐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자가 484명에 달하는 가운데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보유자도 82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병상 대기자들에 대해 '재택 치료'에 준하는 모니터링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대기기간 중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즉각적인 의료조치를 취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이달 하루 평균 확진자는 2414명으로 지난 달(1702명)보다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9.3%(1916명)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4천 명을 넘겼고(4115명), 25일(3938명)에 이어 이날도 3900명대(3901명)를 기록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환자 3882명 중 79.8%(3099명)가 서울·경기·인천에서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의 중환자병상은 이미 포화상태다.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시인했다. 이 통제관은 "사실은 병상을 100% 가동하는 게 원칙적으로는 맞는데, 의료인 부족이라든지 입·퇴실 경우 등이 있기 때문에 (환자 입원이) 다소 지체되고 있다"며 "최대한 가동률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수도권에는 병상이 부족하지만 비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병상 여력이 좀 있는 상태"라며 "비수도권의 병상도 공동활용하는 방안을 통해 다시 한 번 저희가 병상 대기자를 오늘 최대한 줄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접권역의 병상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은 중환자병상 22개 중 잔여병상이 3개밖에 남지 않았고, 충남 지역은 확보병상 38개 중 33개가 찬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공중보건의사 중 전문의 자격을 보유한 공공의료의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등 지역과 전공과목을 고려해 총 50명이 차출된다. 지금까지 정부에 공보의 파견을 요청한 의료기관은 총 21곳이다.
정부는 통상 2주였던 파견기간도 이날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두 달로 대폭 늘렸다. 코로나 환자 진료를 위한 훈련기간 등을 감안해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설정한 것이다.
파견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해당 의료기관들에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외 파견인력 활용 금지 △교육훈련 이외 숙박 등의 편의사항 지원 등의 협조도 요청했다.
이른바 '돌파 감염'을 통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감염 취약시설의 신속한 추가접종을 위해 군(軍) 인력도 투입한다.
정부가 파악한 요양병원·시설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등 추가접종 대상자는 총 46만 6648명이다. 이 중 이날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완료한 인원은 총 28만 5909명으로 전체 대비 61.3% 정도다. 당초 정부가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추가접종을 이날까지 마치기로 한 계획을 고려하면, 기대보다 저조한 수치다.
이에 정부는 군의관 및 간호인력 등 군 의료인력 60명(20개 팀)을 요양시설 어르신들에 대한 추가접종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 통제관은 "저희는 (추가접종률) 목표를 100%로 두고 있다. 요양병원에는 이미 의료진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 백신만 공급하게 되면 바로 맞을 수 있는 체계가 되어 있다"며 "그런데 다소 어려운 것은 요양시설이다. 워낙 시설이 많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촉탁의가 외부에 있어서 접종인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각 시·군·구에서 촉탁의를 가게 하거나 방문접종팀을 꾸려 (추가접종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국방부에서 이번에 많이 도와주셨다. 접종팀 20개를 꾸렸는데, 오늘부터 서울시와 경기도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 위주로 전개되고 있는 확산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신속한 추가접종만이 근본적 대책이라고 보고 있다.
이 통제관은 "돌파감염을 줄이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빨리 추가접종을 받으셔야 한다"며 "'추가접종'이라고 해서 (접종여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3차 기본접종처럼 인식을 하고 (대상자들에게) 바로 맞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모수(母數)가 급격히 커짐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입소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수도권 병상대기자 1300여명 중 700명 정도는 생활치료센터 대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추가개소해 약 2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은 이달 말까지 시설 검토 중인 650병상에 대한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경기도와 인천은 개소 대기 중인 평택호텔(800병상)과 서구호텔(96병상)을 즉시 개소할 예정이다.
감염병전담병원의 병상부담 완화를 위해 수도권에 거점 생활치료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 통제관은 "거점 생활치료센터는 병실이 아니다. (지난해 말) 3차 유행 때 설치한 시설로 생활치료센터보다 약간 의료적 기능이 필요한 곳으로 분류했다"며 "이동형 음압병실 등은 없지만, 엑스레이 등 여러 가지 의료적인 처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장객실 수리 △청소·소독 시간 효율화 △다인실 입소기준 완화 등을 통해 실(實)입소병상을 최대한 확보하고, 병상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