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취임 후 최대 인사…세대교체로 리더십 '강화'

박종민 기자
LG그룹이 2022년도 임원인사에서 132명의 신임 상무를 배출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최대 규모 인사다. 이 중 82명이 40대 젊은 임원으로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LG COO에 권봉석 LG전자 CEO 승진…최고 경영진 핀셋 인사

LG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2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132명의 신임 상무를 대거 발탁했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네 번의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LG 관계자는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가치'와 '미래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려고 한다"며 "상무층을 두텁게 한 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179명이다. CEO 및 사업본부장급 5명 발탁을 포함하면 총 인사 규모는 181명에 달한다. 지난해 총 임원인사 규모는 172명이었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LG전자 제공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LG전자 CEO로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일부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꾀했다.

동시에 성과와 경륜을 고려해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CEO는 유임시켰다. 핀셋 인사로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LG COO에 선임되면서 LG 내 부회장은 4명이 됐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이다.

권 부회장은 LG전자에서 가전·TV 사업은 성장시키고 장기 적자였던 휴대폰 사업은 철수하는 결단을 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구 회장의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 적임자로 손꼽힌다.

㈜LG는 내년 1월 7일 권봉석 부회장의 ㈜LG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실시한다.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구광모 LG회장. 연합뉴스

참모진 세대교체…내년 취임 5년차 접어드는 구광모 리더십 강화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한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주회사 팀장 자리에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중용했다. 참모진 세대교체를 통한 구 회장의 리더십을 강화했다.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는 올해 41세로 최연소 임원이 됐다.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향은(43) 상무, 김효은(45) 상무도 외부에서 LG전자로 영입됐다.

LG 관계자는 "전략∙마케팅∙R&D∙생산 등 다양한 직무에서 여성 임원들이 승진하며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LG는 올 한해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데이비드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등 총 28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나이, 성별, 직종과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수혈해, 부족한 전문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다.

지주사인 ㈜LG는 △미래 신규사업 발굴·투자를 담당할 경영전략부문 △지주회사 운영 전반과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한다.

각 계열사가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범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CFO 겸 경영지원부문장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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