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정부 가상화폐 규제, 공권력 행사 아냐" 헌법소원 각하

연합뉴스
가상화폐 열풍이 분 지난 2017년 정부가 과열 방지 목적에서 내놓은 긴급 규제는 헌법소원 대상이 안 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5일 A변호사 등이 정부의 가상화폐 긴급 조치를 문제 삼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정부는 2017년 12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개최하고 가상화폐 규제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미성년자의 계좌 개설과 가상계좌 거래, 금융기관의 가상화폐 보유·투자 등을 금지하고 거래 실명제 등을 도입했다.

A변호사 등 청구인들은 이 같은 조치가 가상화폐 거래를 막아 헌법상 재산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박종민 기자
하지만 헌재는 청구인들의 주장이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수 의견 재판관들은 "해당 조치는 금융기관에게 감시·감독 체계와 실명 확인 가상계좌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자발적 호응을 유도하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우월적인 지위에 따라 일방적으로 강제된 것으로 볼 수 없고,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등 소수 의견 재판관들은 "해당 정부 시책이 순전히 자발적 순응에 기대는 가이드라인으로 볼 수 없다"며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갖는 공권력의 행사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게 맞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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