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이 전두환씨 빈소를 찾아 조문 인증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일베의 초성 'ㅇㅂ'를 손으로 표현해 사진으로 찍어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잇따라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24일 일베 홈페이지에는 전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전경과 조문을 인증한 사진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이날 '베충이(일베 캐릭터)' 탈을 쓰고 조문을 해 주목을 받았던 한 남성 일베 회원도 홈페이지에 직접 인증글을 남겼다.
그는 "다들 많이 피곤해하시더라"면서 탈을 앞에 두고 손가락 인증을 하며 탈을 벗은 얼굴을 공개했다. 인증 게시물엔 "애국보수 비주얼", "자랑스럽다", "고생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또 다른 일베 회원은 "너 아침에 조문 끝나고 장례식장 밖에서 쉬고 있을 때 두 명의 남자가 옆에 잠깐 앉았지. 조문 왔던 나랑 내 지인이었다"며 "친목은 밴(친목도모 금지)이라 말 걸고 싶었지만 조용히 박수를 보냈다. '베충이' 탈 보고 반갑고 울컥했다"고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베충이' 가면을 쓰고 조문을 왔던 시간은 오후 2시5분쯤으로 알려져 있어 '아침에 봤다'며 댓글을 남긴 이 회원의 글은 꾸며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안내판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도 했는데, 사진에는 전씨의 손자·손녀의 실명은 물론 다른 빈소의 고인과 그 유족들의 실명까지 모두 노출돼 있는 상태다.
이외에도 일베 회원들은 "돈을 안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식사만 대접하더라. 장례식장도 편안하고 포근했다", "이순자 여사는 나오시고 아드님 두 분이 조문객 맞이하더라" 등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일베 회원은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해라", "수도권 회원들 조문 인증 부탁한다" 며 서로에게 전씨 조문을 독려하기도 했다.
일베 홈페이지를 검색해본 결과 일베 회원들은 전씨가 사망하기 이전부터 '각하', '전땅크', '엔젤두환' 등의 별칭을 붙이며 전씨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왔다. 전씨 사망 이후엔 회고록 사진을 인증하고 있다.
전씨 조문 관련 다수 글은 현재 인기 게시물인 '일간베스트(추천 많은 글)'에 올랐으며, 실시간 인기게시글도 대부분 전씨 관련 글이다.
전씨는 향년 90세를 일기로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