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르켈 그리워 할 날 올까…독일 '신호등 연정' 강경한 중국정책 예상

숄츠 차기 총리 후보로부터 꽃다발 받는 메르켈 독일 총리 대행. 연합뉴스
독일이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주도의 새 연합정부 구성에 합의하면서 중국에 대한 새롭고 강력한 정책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발표된 사민당, 자민당, 녹색당 등 이른바 신호등 연정 합의문에 중국에 대한 언급이 12차례 이상 포함돼 있다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이어 차기 총리에 취임할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가 연정합의에 따라 중국에 대한 새롭고 강력한 정책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했다.
 
SCMP에 따르면 연정합의문은 중국을 시스템적 경쟁자로 표현하면서 유럽연합(EU)의 중국 정책의 틀 내에서 독일이 포괄적인 중국 전략을 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중국에 대해 주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면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이 국제해양법에 따라 해결되도록 하는데 전념한다는 부분도 있다.
 
특히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신장과 홍콩의 인권 침해, 대만 문제 등도 연정합의문 사상 처음으로 포함되었다.
 
민주주의적인 대만이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고 신장 지역에서의 중국의 인권침해를 명확하게 다루며 홍콩에서 일국양제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연정 파트너들은 이 합의문을 들고 각자의 당으로 돌아가 추인을 받아야 하지만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메르켈 총리 시절보다 좀 더 강경한 중국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무장관에는 녹색당의 안날레나 배르복 공동대표가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은 가치에 기반한 외교 정책을 추구하고 중국, 러시아 등 독일이나 EU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는 위협에 대해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민당 대표인 크리스티안 리드너는 차기 재무장관이 확실시되는데 메르켈이 순진하다고 말할 정도로 독일의 중국 정책을 비판해 왔던 인물이다.
 
주요 연정 지도자들의 인식이 이렇다보니 연정합의문에는 지난해 말 EU가 중국과 타결한 투자협정을 "현재로서는 비준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독일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중국은 파트너이자 라이벌, 경쟁자의 세 성격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조선을 한 방향으로 5도 돌리면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는 한 연정 협상 참여자의 말은 독일의 중국 정책이 호시절을 구가했던 메르켈 시대와 많이 다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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