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장례 이틀 차인 이날,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오전 9시 이후 '前 대통령 박근혜'라고 쓰인 조화가 빈소에 도착했다. 해당 조화는 빈소 내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등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 사이에 놓였다. 그러나 오후 2시경 '사칭'이라는 사실이 전해지자 자리에서 치워졌다.
박 전 대통령을 대리하는 유영하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저희는 조화를 보낸 적이 없다"며 "누군가 사칭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사칭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오전에 접견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 돌아가신 걸 몰랐다"며 "오늘 교도소 쪽에 연락해서 담당자가 들어갈 때 말씀드려 보라고 하며 (박 전 대통령이) 장례식장에 조화를 다른 방법으로 연락해서 보냈는지 확인했더니, 대통령께서 그런 적이 없다고 하면서 저보고 '조화를 조치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 때도 '前 대통령'과 같은 직책 없이 '박근혜' 이름만 쓴 조화를 보냈다"며 "이번에도 문구는 안 쓸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조화 주문을 지시하며 따로 전한 이야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주문한 조화는 오후 4~5시경 장례식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2004년 8월 서울 연희동 전씨의 자택을 찾아 인사를 했다. 두 사람은 이후 9년 여 만인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다시 마주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7월 전씨의 미납 추징금 환수 의지를 강하게 보였고, 이에 검찰은 당시 전씨의 연희동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수사를 벌였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가 확정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이틀 전인 22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 입원해 지병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