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 국회에서 항만공사법이 제정되면서 부산항만공사가 설립된 것이다.
BPA 설립의 주요 목적은 항만시설개발 및 운영,항만 배후단지 조성, 항만재개발 및 마리나조성,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위탁사업 등을 수행하는 데 있다.
BPA는 설립 이후 2006년 1월 신항 1-1단계 3개 선석을 개장한 데 이어 2015년까지 24개 선석을 개장하며 부산항의 중심축을 '북항'에서 '신항'으로 이동했다.
신항 1-1단계 개장 이후 1년 동안 물동량은 고작 23만TEU에 불과했으나, 24개 선석을 가동 중인 2020년 현재는 15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 같은 물동량은 북항에서 처리하는 물동량과 합쳐, 2020년 2180만TEU에 이르면서 명실상부 글로벌 허브 포트(Global Hub Port)로 자리를 굳건히 잡았다.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 항만 순위가 한때는 세계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생산하는 물동량을 처리하는 중국 항만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현재는 7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부산항은 수출입 물동량보다 환적물동량 증가세가 해마다 가팔라지면서 '글로벌 환적 허브'라는 명칭을 얻을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항이 이렇게 괄목상대한 성장을 이룬 것은 세계와 국내 수출경제의 성장에 영향을 받았다.
또 BPA가 설립 18년 동안 세계 3대해운동맹을 비롯한 국내외 선사를 상대로 마케팅을 벌인 성과도 큰 몫을 했다.
특히,정부는 12조 원의 사업비로 2040년 완공을 목표로 부산항 제2신항(진해신항,21개선석) 건설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제2신항이 예정대로 건설될 경우, 가덕신공항과 함께 '동북아 물류 최대관문'으로 부산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BPA는 이 같은 부산항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2008년부터는 고유목적 중 하나인 북항1단계 재개발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부산항의 축을 신항으로 이동시키면서 북항 일대를 친수공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당시 사업규모 20조 원, 파급효과 30조 원, 고용창출 12만여 명에 이르는 대형 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북항1단계 재개발사업은 2022년 12월 기반시설 준공을 목표로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고, 2단계 재개발도 본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인구감소 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부산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는 등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BPA는 이처럼 부산항 신항과 개발사업 등으로 부산 뿐만아니라 국가 성장엔진의 한 축을 변함없이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BPA에는 글로벌 해운업계 CEO를 비롯해 각국의 대사급 인사,주한외교사절단,정부 장,차관,국회의원 등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BPA집계 결과,글로벌 해운업계 CEO는 연간 30차례 이상 방문하고,대사급 인사는 15차례 이상 방문했다.
이것은 글로벌 허브 포트(Global Hub Port)를 운영하는 BPA의 위상을 대 내,외적으로 확인해주는 '증표'나 다름없다.
그러나 공사출범이 18년째를 맞고 있으나 제대로 된 사옥을 갖지 못해 전세계 항만 순위 7위라는 부산항의 위상과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2004년 출범 다음 해부터 한진해운 빌딩에서 11년동안 '임대살이'를 한 데 이어 2017년 현재의 위치인 부산 중구 중앙동 연안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을 거쳐 입주했다.
연안여객터미널은 부산~남해,거제간 연안여객이 한해 100만여명이 이용하던 곳으로,1998년여객터미널 대합실로 건설된 건물이다.
이 건물을 BPA가 5년 동안 사용하면서 사무환경과 용도에 맞게 개,보수 작업을 거친 것 만해도 수십건에 이를 정도이다.
게다가 해가 거듭될수록 건물의 노후화가 빨리 진행되면서 개,보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BPA는 '공사'라는 장점 때문에 전국의 인재들이 선호하고 또 입사하고 있으나 근무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은 그들의 성장에 큰 장애요인이다.
지난해 입사한 한 직원은 "여름에는 더워서 찜통근무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겨울에는 찬 바닷바람이 발목을 시리게 할 정도로 차가워 벌벌 떨면서 근무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BPA사옥을 찾는 국내외 인사들에게 각인되는 BPA사옥의 모습은 '글로벌 허브 포트'의 위상과는 분명 거리가 멀 정도로 낙후됐다는 지적이다.
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했으나 사무공간이 근본적으로 협소한 탓에 국내외 인사들을 맞이할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국내외 대부분의 PA가 리셉션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행사를 치를 수 있으나 BPA는 그런 행사를 치르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대부분의 방문객이 BPA사옥에 들렀다가 호텔과 식당 등 다른 시설로 이동하거나 다른 일정 장소로 이동하기 급급하는 게 현실이다.
부산항에 기항하는 세계 3대해운동맹 부산사무소 관계자는 "해외 본사에서 BPA를 방문하는 CEO 등이 BPA에서 회의를 하고 식사 등으로 오래 머물며 세계물류동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려운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BPA가 하루속히 위상에 걸맞는 사옥을 갖춰 해외인사들이 원스톱(One-Stop)비즈니스가 가능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진지 오래됐다"며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