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500대 기업의 실적은 많이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천억 원 가까이 줄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255곳의 기부금 현황을 조사해 24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1조 14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6138억 원보다 37.1%(5989억 원) 감소했다.
이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13.8%(186조 1941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73.5%(62조 6509억 원) 늘었다.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코로나19로 경기에 대한 우려 심리가 확산하면서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을 제외한 246개 기업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878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0%(1796억 원) 감소했다.
공기업 기부금은 전체 감소액의 70%에 달하는 4194억 원이 줄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작년에 한전에너지공대 설립을 위해 한전과 자회사들이 대규모로 기부금(출연금)을 집행했던 탓에 지난해 증가했던 기부금이 올해 다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공기업 기부금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해도 20.2%(2550억 원) 감소하는 등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전체 20개 업종 중 작년보다 기부금이 증가한 업종은 생활용품·철강·증권·제약·상사 5개 업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생활용품이 유일하게 기부금을 1년 전보다 100억 원 이상 늘렸다.
기업별로는 전체 255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45개의 기업이 기부금을 줄였다.
삼성전자의 기부금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187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6% 줄었지만, 2018년부터 줄곧 기부금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어 한국전력(880억 원), LG생활건강(683억 원), SK하이닉스(480억 원), 포스코(366억 원), 현대자동차(354억 원), GS칼텍스(320억 원) 등의 순이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은 LG생활건강(1.13%) 1곳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