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전두환(90)씨가 23일 사망하면서 고향 경남 합천군의 분위기는 평소보다 적막했다.
합천 내 추모 분위기는 거의 감지되지 않고, 오히려 전 씨가 사죄나 뉘우침 없이 떠났다는 데 비판 목소리가 곳곳에 들린다.
합천군은 조기 게양이나 분향소 설치 여부 등 사망 시점부터 수시간 째 논의 중이나 추모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합천군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논쟁적이고 예민한 사안인 만큼 입장을 내기가 신중하다"며 "추모와 관련해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보훈처가 이날 국립묘지법에 따라 내란죄 등 실형을 받은 전 씨는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아니라고 한 만큼 군이 확실히 입장 정리를 하는 데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가기관의 발표와 사과 없이 떠난 전 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지배적이라 군은 논의 끝에 공식적 추모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힐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전 씨의 생가 합천 내천마을에서도 추모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내천마을 이희재 이장은 "국가의 입장도 있는데 마을 차원의 추모 행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 씨를 옹호하는 몇몇 마을 주민들만이 자체적으로 조용히 추모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합천의 시민단체는 과오에 대한 사과나 뉘우침 없이 세상을 떠난 데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합천군민추진위원회 고동의 집행위원장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과나 매듭지음이 없는 것은 물론 공원 명칭으로 인한 군민 갈등도 거센 상황"이라며 "고향 사람들에게 못 할 짓을 하고 간 것 같아 유감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