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유행이 퍼지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접종)을 서두르는 것이 방역강화 조치보다 더 급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사적모임 제한 강화나 다중시설의 영업시간 단축 등 한시적 방역강화 계획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 "어제 질병관리청에서 (주간) 위험도 평가를 발표하면서 함께 알려드렸듯, 현재 당장 비상계획을 조치할 필요성까지 있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 상황이 엄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들이 계속된다면 어느 정도 방역조치를 강화시키는 부분들, 혹은 비상계획까지도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방역·의료 분과위원회 회의를 통해 평가한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전국의 유행 위험도는 '높음', 특히 수도권은 '매우 높음'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전체 8할 안팎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수도권은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이미 80%를 넘어서 83.3%(22일 오후 5시 기준)에 달하고 있다.
인공호흡기 또는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하루 만에 무려 34명이 폭증해 이날 0시 기준 54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선 이후(522명), 엿새 만에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들 대부분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등을 비롯해 60세 이상의 고령층(85.6%·47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지역사회를 통해 유행이 확산되는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 상황이 계속 엄중해진다면 비상계획을 비롯한 여러 조치들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숙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현재 전개되고 있는 유행상황이 안심할 수준은 아니지만, 굉장히 극단적 조치를 강구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인 것도 아니다"라며, 비상계획 발령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특히 한국보다 먼저 '위드(with)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급격한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다시 '재봉쇄'로 선회하고 있는 유럽과 국내 상황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초 위기시나리오에 있었던 '일일 확진자 5천 명' 혹은 '7천 명'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가 이달 둘째 주 기준 447명에서 1주 만에 498명으로 폭증하는 등 방역지표가 급속히 악화되자, 향후 비상계획 발동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신규 환자 2천 명대가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에서는 확진판정 이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도 이날 0시 기준 836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대기한 환자는 319명, 이틀 이상 257명, 사흘 이상도 138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병상 운영의 효율화'를 재차 강조하며, 행정명령을 발동한 추가병상 확보가 신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환자 병상과 원활한 호환이 이뤄져야 하는 준중환자 병상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인천 지역의 가용병상은 23병상이 꽉 찼고, 경기는 218병상 중 192병상이 사용 중으로 가동률 88.07%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준중환자 병상 324병상 중 263병상이 차 전체적으로 81.2%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병상 확보에 애로가 있다. 준중증병상은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는 진행될 상황인데,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고 계시다"라면서도 "확진자들이 (증상이) 조금 더 나아졌을 때, 단계를 낮추는 방식으로 준중증병상을 늘리고 있는데 병상 확보속도가 좀 더 빨라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편으로는 중환자병상에 있어서 (입원 환자들의) 적정성 재검토 등을 통해 조금 더 단계를 낮출 수 있는 평가들도 아울러 이뤄지고 있다"며 "확진자들의 증상이 조금 더 완화됐을 때 병상 순환이 더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굉장히 심하다. 중증 상황에서도 (타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한 환자들은 비수도권으로의 전원도 진행하고 있다"며 "비수도권 중에서도 상급종합병원 수준에서 중증환자 진료가 가능한 부분에 대한 병상 확보, 현황 파악들이 계속적으로 이뤄지며 병상이 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반장은 "(병상 배정 시) 특히 중증 위험이 있거나 시급한 입원이 필요한 사람들부터 먼저 중증도를 따진다"며 "각 보건소에서 먼저 1차로 (판단이) 이뤄지고 병상이 배정된 다음에, 미배정 환자에 대해서는 전담병원과 재택협력병원 등에 의뢰를 해 재택치료와 동일한 조건으로 모니터링이 들어간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루 이상 대기가 되면 재택치료에 준해 재택치료 검사키트가 배달되고, 체온이나 혈압·산소포화도를 잰다"며 "의료진이 앱(애플리케이션)을 깔아서 (환자가) 입력하면 그것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고, 필요하면 전화로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동네 병·의원으로까지 재택치료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두고는 '야간 진료' 문제 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박 반장은 "문제는 낮에 모니터링을 하는 것은 (동네) 의원도 가능한데 밤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시스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보완, 필요 시 당장 입원은 하지 않더라도 와서 엑스레이를 찍어본다든가 하는 부분적 대면진료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있다"며 "어느 정도 대안이 마련된다면, 의원급에서도 재택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