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선언하자 반등한 이재명…충격 요법 이어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로부터 받은 걱정인형을 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했다.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가 '굼뜨다'는 지적에 이 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직접 손을 걷어붙이고 쇄신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선대위 개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지지율 침체 국면이 10여일에 그친 것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컨벤션 효과 때문이라며 급진적인 조직 개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초박빙에 고무된 與…후보 중심으로 선대위 쇄신 박차 목소리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 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22일 발표된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사뭇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TBS의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이 후보가 39.5%를 얻으며 40.0%를 얻은 윤 후보를 0.5%p차로 바짝 추격했기 때문이다.(자세한 내용은 KSOI,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주 조사 중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의 합동 11월 3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를 제외하곤 모든 조사에서 10%p 안팎의 격차로 윤 후보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기 때문이다.
 
당 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지난 주중과 주말 동안 이뤄진 이 후보와 선대위 지도부의 충격요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정당국을 거세게 비난하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했던 이 후보는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반대 여론이 적지 않자 지난 주 소상공인 손실보상으로 발 빠르게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050 특별위원회 제3기 및 대전환 선대위 4050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송영길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장관 등 주요 참석자들이 대선 승리를 다짐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에 그치지 않고 당 선대위를 "기민하지 못하다"고 질타하며 변화를 주문했고, 이를 수용한 송 후보가 지난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대위 쇄신 전권을 이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실질적인 변화 또한 시작됐다는 것이다.

선대위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가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신속하면서도 수위 높은 쇄신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두관, 이광재, 김영주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모두 위원장직을 내려놓는 등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을 때 더욱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대위의 신속화를 위해 현재 논의 중인 의사결정기구 설치는 물론, 선수나 직함에 관계없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의 움직임까지 가져가야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가 의원총회를 통해 말한 '권한 위임'이라는 것은 사실상 '전원 사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3선 이상 의원들이 뒤로 빠져줌으로써 유능한 초선들을 재배치하거나, 참신한 이미지의 여성 초선 의원을 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의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지율 반등은 예상됐던 일"…대규모 혁신보다는 무게만 줄여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러한 지지율 상승세가 단순히 한 두 이벤트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일대일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 도중에 국민의힘 경선 컨벤션 효과로 인해 잠시 윤 후보가 앞서는 모습이 나타났을 뿐 기본적인 지지율 구도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선대위가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했던 것도 시간이 흘러야 해결되는 부분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용광로 선대위' 구성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만큼 조직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일에 속도감을 더할 수 있는 실무진 구성 또한 그만큼 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본격 가동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만큼 선대위 구성에 변화를 주더라도 인물 재배치 등 인적 쇄신을 반드시 동반할 것이 아니라 후보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해 줄 수 있는 의사결정기구만 만들고 다른 변화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의 개인기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외부 요인이 아닌 '이재명 대 윤석열'의 후보 구도로 갈 수 있도록 당이 후보의 장점을 잘 받쳐주는 식으로 선대위가 운영돼야 한다"며 "후보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들로 신속 대응에 나서면 될 일이지 이미 있는 사람들을 강제로 움직이는 식의 쇄신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원 기자

신속 의사결정 기구의 구성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우원식 공동선대위원장, 조정식 상임총괄본부장, 박홍근 비서실장, 김영진 상황실장 등 경선 당시 이 후보와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돼 후보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보단장을 맡으며 2선 지원 중인 이 후보의 최측근 정성호 의원의 1선 역할론도 제기된다.
 
이와 달리 경선 때의 측근 인사들이 다시 포진하게 될 경우 새로운 의미가 부여될 수 있겠느냐며 새로운 인물의 배치나 외부 인사의 영입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가 주도하는 선대위 쇄신안은 이르면 오는 24일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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