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2일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민주당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 쇄신과 선거대책위원회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한 데 이어 이 후보도 적극적으로 당 개혁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주당에 동화되는 이재명이 아니라 국민들이 이재명을 통해 하고자했던 변화와 혁신을 제대로 추구하는 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혁신과 반성'을 기치로 민주당 체질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원팀' 목매던 이재명 달라졌다…이유는?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 목을 매고, '원팀' 선대위를 구성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한 달 전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른바 '원팀 전략'이 지지율 정체로 귀결되며 사실상 실패하면서, 이 후보의 태도도 바뀐 것이란 분석이 당 내부에서 나온다.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로 채워진 '원팀'은 후보 스스로를 구시대적 인물로 낙인 찍었다. 그 결과 '이재명'이란 '새로운 인물색'을 지워버린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당장 선대본 안에서는 "원팀은 정답이 아녔다"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후보는 이날 SNS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아쉽게도 새로움과 변화보다 기존의 체제에 젖어가는 느낌을 드리지 않았는지,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전략 실패'로 귀결된 엔진없는 항공모함 선대위
애초 '원팀 전략'이 몸집만 큰 선대위가 만들어진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선대위 구성 문제는 '전략 실패'의 부차적인 결과였던 셈이다. '원팀' 선대위 구성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다가 실무 인력 구성이 늦어지면서 상황 대처 능력이 계속 떨어졌다는 것이다.
선대위는 후보와 함께 비서실, 공보실, 상황실이 박자를 맞춘 빠른 비상 대처 능력이 핵심이다. 하지만 원팀 선대위는 일할 실무진들이 아니라, 모양새 만드는 데만 시간 다 보냈다는 것이다. 한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경선 후보들 달래고, 기계적으로 껴 맞추는 데만 시간을 다 흘려 보냈다"며 "비서실장만 두 명이고, 가장 중요한 공보단도 후보 선출 한 달 뒤에나 됐다"고 자아 비판을 하기도 했다. 머리 숫자가 늘어나는 동안 손발은 없었던 셈이다. 내부 사정을 아는 이 후보가 공공연히 선대위 개조를 외친 것도 사실상 '전략 수정 선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선대위 구조의 살을 빼는 작업과 동시에 '민주당을 개혁하는 자', '새로운 인물인 이재명'을 계속해서 강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새로운 민주당의 기치로 '반성하는 민주당'·'민생 실용 개혁을 주도하는 민주당'·'유능하고 기민한 민주당'을 내세웠다. 앞으로 이 후보는 자신의 새로운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정책과 함께 청년 세대 등 새 인물 수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 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회의에 참석해 "청년들은 이제 미래 주역이 아니라 현재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만들어버린 점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