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는 최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 '리어왕'으로 연극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이 작품에서 이연희는 리어왕(이순재 분)의 셋째딸 '코딜리아'와 익살스러운 광대, 1인 2역을 오가며 활약했다. 공연 후 "인상 깊었다", "무대 연기를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연희는 22일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잊지 못할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첫 연극 무대를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1인2역이라는 특별한 경험으로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TV 드라마와 영화 위주로 활동해온 이연희가 연극에 발을 디딘 건 동료배우 서현우 덕분이다.
"지난 8월 방영한 MBC 드라마 'SF8-만신'(1부작)에서 함께 연기했던 서현우가 제겐 자극이 됐어요. 카메라가 꺼져도 지친 기색 없이 그 텐션을 잃지 않고 여러 번 연기 하더라고요. 긴 대사를 한 호흡에 이어가는데도 끝까지 에너지를 갖고 가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감독님께 '원동력이 뭘까요' 라고 물었더니 '연극을 오래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답변했어요."
이연희는 "그때부터 연극에 관심을 가졌고, 연극을 통해 경험을 더 쌓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작품 의뢰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상반된 성격의 캐릭터 2가지를 동시에 소화하는 게 버겁지는 않았을까.
이연희는 "코딜리아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오는 등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강단 있고 신념이 뚜렷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이어 "광대는 해학적인 대사가 많아 대본을 수십 번 읽으면서 숨겨진 뜻을 이해하고 발성과 호흡도 꾸준히 연습했다. 거기에 익살스러운 말투와 행동을 표현하기 위해 팔자걸음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원캐스트로 리어왕을 연기한 현역 최고령 연기자 이순재(88)와 한 무대에 선 소감도 전했다.
이연희는 "이순재 선생님의 '지치지 않는 체력=연기에 대한 열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선생님은 매일 10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연습에도 지친 내색을 안 했다. 항상 먼저 와서 연습하고 그 많은 대사를 외우고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리어왕'은 시작일 뿐이다. 이연희는 "준비하면서 배워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연기적으로 훈련해야 할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많다"며 "이번 작품을 계기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연극 '리어왕'은 11월 21일 3주간의 공연을 마치고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8회 연장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