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KBS 방송국에는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200여명이 참석했다. 화상으로 참석한 미접종자를 포함하면 300명과 함께 대화를 나눈 셈이다. 다만, 100분 동안 질문은 24개 정도에 그쳐, 국민과의 대화라는 행사 취지에는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는 보충 답변을 하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에 나왔다. 정은경 질병청장을 포함한 다른 국무위원들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국무위원들이 총 출동한 나머지 국무회의장을 방불케 했다. 코로나19 이후로는 처음이자, 2년만에 국민과의 대화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신 부동산 정책에 대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여러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말씀 드렸다"며 "지금 지나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조금더 부동산 특히 주택 공급에 많은 노력 기울였으면 좋았겠다"고 고백했다. 이어 "2.4대책이 조금더 일찍 마련되고 시행됐다면 도움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역시 부동산 정책을 꼽기도 했다. 그는 "서민들에게 많은 박탈감을 드리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함으로써 무주택자, 서민, 청년, 신혼부부의 '내집 마련'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단 우리정부 기간 동안 역대 정부보다 입주, 인허가 물량, 계획 물량이 많다. 앞으로는 공급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세로 들어갔다"고도 평가하면서 "하락 안정세 목표를 두고 있다"거나, "남은 기간 동안 하락 안정까지 보고 있다"고 거듭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솔직한 심경은 한국의 위상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도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사뭇 억울한 듯도 보였다. 그는 못 다한 이야기를 하는 순서에서 "한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이제 한국은 자부심 가질만 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경제뿐만아니라 민주주의, 국방, 문화, 보건의료방역 외교, 모든 면에서 톱10이다. G10 구성할 경우 가장 먼저 대상이 되는 나라"라고 문 대통령은 거듭 강조했다.
이어 작심한 듯 "자부심 가져주십사 하면 '자화자찬이다', '국민들 삶 어려운데 무슨 소리냐' 비판 있는 것 알고 있다"며 "(하지만)이것은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세계서 하는 객관적 평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자부심이 미래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라며 "(2차 세계 대전 이후 한국의)이런 성취를 부정하고 폄훼한다고 하면 우리 정부의 반대나 비판 차원을 넘어 국민들의 성취를 폄훼 하고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민과의 대화' 답게 중간 중간 예상치 못한 순간들도 그대로 방영됐다. 시민들은 자신의 거주 지역 공공의료원이 없다는 민원을 하기도 했고, 발열이 났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병원들이 받아주지 않아 끝없이 구급차를 타고 돌아야만 했던 고생스러운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할 수 있었다. 5년 간 운영했던 식당을 폐업해야 했던 이야기를 꺼내며 눈시울 붉힌 참석자도 있었다.
한 시민은 "작은 소망"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아들에게 화면상으로 인사를 좀 해달라고 부탁해 패널들의 웃음을 산 장면도 있었다. 문 대통령도 미소를 지으면서 아들에게 인사했다.
공공상가임대 정책이나, 예술전공자의 공연시설 취직 지원 정책 등에 대한 시민들의 건의에 문 대통령은 수첩에 적으며 "담당 부서와 함께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임대료와 관련한 질문에 문 대통령은 "주택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제도 하듯이 점포의 경우에도 그런 방안을 구상해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내려갈 수 있도록 보다 안정적으로 점포 임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안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