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상승세 예사롭지 않았나…'이재명의 민주당' 강조
민주당은 21일 주말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대위 쇄신 권한을 이재명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이 후보의 반전 모멘텀이 좀처럼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 데 따른 자구책이었다.
그동안 선대위는 복잡한 조직 구성 탓에 현안 대응이 느리고 책임·권한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경선 후폭풍을 수습하고 원팀을 이루기 위해 각 후보 캠프 인사를 골고루 선대위에 포진시키다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주말부터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렵하게, 가볍게, 국민이 원하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겠다"며 군살을 쪽 뺀 선대위 쇄신안을 예고했다.
선대위 차원에서도 지난 20일 김두관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면서 선제적으로 쇄신의 신호탄을 쐈다. 다음날 이광재·김영주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익표 의원도 공동 정책본부장 자리를 내려놓았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일부 의원들, 혹은 선대위 관계자들이 스스로 먼저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일종의 결단을 하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팀 기조 살리며 외부인사 영입 등 변수
선대위 재구성 전권을 위임받은 이 후보의 쇄신안 핵심 키워드는 '지역'과 '현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미 2주 전 주말부터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를 통해 부산·울산·경남·충청을 방문하는 등 지역 민심 경청에 열을 올리고 있다.21일 긴급 의총에서도 지역 차원에서 선대위를 구성해 활동하자는 안 등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송영길 대표도 의총 직전 페이스북에 "모든 것을 비우고 하심·하방해 새롭게 다시 출발하자"며 지역 현장 '표밭 갈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선대위를 실무자급 위주로 다시 꾸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신속하게 개편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선대위 내에서 3선 이상의 퇴진,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별동대' 구성 등이 제안된 바 있다.
하지만 선대위 조직을 슬림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경선후보 측 인사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원팀 기조가 훼손될 우려도 있다. 송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원팀 선대위 구성을 무효로 하고 원상 복귀한다는 게 아니라 계승해서 새로 쇄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위 재구성 과정에서 외부인사를 얼마나 수혈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특히 2030을 대표할 수 있는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 대표도 의총에서 "(선대위에) 다른 일반 국민과 외부 인사가 들어갈 공간이 막힌 듯한 답답한 이미지가 존재하고 있다"며 의원들에게 재차 "가능한 한 많은 당원들과 주민들을 만나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 빠른 의사결정 구조 방안 등이 반영된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그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쇄신의 제1원칙은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며 자신의 SNS나 메일 등으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