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기다린 복귀전이었다.
한국인 UFC 4연승 타이 기록이 걸린 경기였고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 분석도 마쳤다. '오징어 게임' OST를 입장곡으로 선택했고 타격으로 1라운드를 지배했다.
그러나 단 2번의 그라운드 공격을 탈출하지 못했다. 특히 3라운드 상대가 놓은 덫에 제대로 걸렸다.
상대는 경기 후 승리를 직감하며 환호했고 UFC 밴텀급 강경호(34)는 약 2년 만에 고개를 숙였다.
강경호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98 메인 카드 경기에서 하니 야히아(37, 브라질)에게 3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아쉬움이 컸다. 지난 8월 1일 경기가 예정됐었지만 경기 당일 야히아의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대결이 무산됐다. 그래도 강경호는 야히아와 대결을 원했고 3개월 만에 다시 성사됐다.
상대는 주짓수 블랙벨트로 그라운드 최강자였다. 37살의 노장이면서 신체조건이 불리하지만 종합 격투기(MMA) 무대에 40경기나 설 수 있었던 것도 주짓수 실력 덕분이었다.
승리한 경기는 대부분 서브미션이거나 판정승. 펀치로 승리한 기록은 없다. 다르게 말하면 상대 주짓수만 막으면 경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1라운드 175.2cm로 신장에서 우위를 보인 강경호는 긴 리치를 이용해 야히아(신장 167.6cm)를 압박했다. 특히 직선으로 쭉 뻗어 나오는 강력한 왼손 잽에 속수무책으로 안면을 허용했다. 이어진 오른손 훅도 강력했고 상대의 테이크다운도 훌륭하게 방어했다.
2라운드는 시작부터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이후 상대에게 백포지션을 허용했고 완벽하게 라운드를 내줬다.
마지막 라운드 해법은 분명했다. 그라운드로 가지 않고 타격으로 승부를 보는 것.
3라운드 강경호는 상대 그라운드에 더 신중하며 타격에 힘을 실었다. 야히아도 강경호의 펀치에 흔들렸다.
강경호의 펀치가 제대로 들어간 순간 야히아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강경호도 기회로 생각하고 파운딩을 시도했다.
알고 보니 주짓수 마스터가 쳐놓은 덫이었다.
야히아는 곧바로 몸을 돌려 그래플링으로 들어갔고 어느 순간 상위 포지션을 점유했다.
2라운드와 같은 주짓수 지옥이 시작됐고 결국 3라운드 강경호의 공격도 허무하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