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개막 뒤 파죽의 10연승을 질주했다. 주전 세터 조송화가 무단 이탈한 IBK기업은행은 김사니 코치의 복귀로 어수선한 상황을 극복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대건설은 20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2라운드 기업은행과 원정에서 3 대 1(25-19 21-25 25-23 25-21)로 이겼다. 올 시즌 개막 10연승을 달렸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이 세운 개막 최다 연승과 타이다. 또 현대건설은 구단 최다 연승과도 동률을 이뤘는데 2009-2010시즌, 2010-2011시즌 이후 세 번째 10연승이다.
외국인 거포 야스민이 32점을 퍼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도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3점으로 거들었다. 10승 무패의 현대건설은 승점 29로 2위(승점 21) KGC인삼공사(7승 1패)에 넉넉히 앞선 1위를 유지했다.
기업은행은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트리오가 맹활약했다. 표승주가 팀 최다 20점, 김희진이 12점, 김수지가 10점을 올렸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라셈이 22%대 공격 성공률로 6점에 그쳤다.
시즌 8패째(1승)를 안으며 최하위(승점 2)를 면치 못했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도 1승 8패지만 승점에서 기업은행에 3점 앞선 6위다.
기업은행은 지난 16일 세터 조송화가 무단 이탈하고 김 코치도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일단 김 코치는 복귀했지만 조송화는 여전히 부상을 이유로 은퇴를 시사하며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 19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조송화가 7연패 동안 심적 부담과 함께 부상을 토로했다"면서 "서남원 감독의 훈련 방법에도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에서는 선수가 돌아오는 게 첫 번째 원칙"이라면서 "그러나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임의 해지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2011년 창단 뒤 2012-2013시즌 첫 우승을 시작으로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신흥 명문이다. 그러나 각각 정규 리그와 챔프전 3번씩 우승을 이룬 초대 사령탑 이정철 감독이 물러난 이후 좀처럼 명가 재건을 이루지 못하다 지난 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더 높은 곳을 노렸지만 개막 뒤 7연패에 빠진 데다 조송화 파문까지 터졌다. 최하위로 유력했지만 페퍼저축은행보다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다. 과연 기업은행이 분위기를 반전해 명문의 자존심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남자부에서는 OK금융그룹이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서 42점을 쏟아부은 레오를 앞세워 3 대 2(17-25 25-16 25-21 23-25 15-10)로 이겼다. 6승 3패가 된 OK금융그룹은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