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다" 비판 의식한 與 선대위, 신속 의사결정기구 꾸리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조정식 상임총괄선거대책본부장 등 참석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윤창원 기자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롯해 당 안팎으로부터 의사결정이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신속화와 단순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이재명 공개 질책에 의사결정 구조 '다이어트'

이 후보는 19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충청권 순회 일정을 시작하며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안일하게 움직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기민하게, 신속하고 과감하게 할 일을 해줘야 하는데 너무 느리다"며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는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저도 동감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이 후보 측근이나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대한 선대위 구조에 대한 비판이 나왔지만, 후보 본인이 거듭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심각성이 더해졌다.

그간 빠른 대응을 위한 필요성이 제기돼 온 '별동대'라는 표현을 언론을 통해 공개 언급한 것도 이 후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도착,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는 조정식 상임총괄본부장을 포함해 본부장만 13명에 달해 속도감 있는 운영이 어렵다.

이에 따라 선대위 지도부가 선대위 개편 작업에 착수했지만, 별동대 개념의 별도 조직을 추가로 만드는 것보다는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조직이 '옥상옥', '또 하나의 결정 단계 추가', '측근 인사의 선대위 장악 움직임 본격화'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각종 본부·위원회·TF 등 보고할 곳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는 실무진의 불만 해소에 방점을 둔 것이다.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측근 위주의 별동대가 구성돼 결정을 내리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며 "상임선대위원장과 총괄본부장 중심으로 7~8명이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의사결정 체계를 슬림화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다선의원 대신 전문가·청년 앞세우기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상임총괄선거대책본부장. 윤창원 기자
'원팀'에 천착해 꾸린 공동선대위원장 체제 역시 보완 작업이 한창이다.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낙연·정세균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 대거 포진하면서, 통합엔 상당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후보만의 비전이나 철학을 제대로 담지는 못했다는 내부 자성이 작용했다.

우선 선대위원장들만 참여하던 월·수·금 선대위 회의의 구성원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국회의원만 앉아서 하는 회의는 식상하다는 의견을 수용했다"며 "현안 위주로 그 분야 전문가들 의견을 청취하는 식으로 회의를 꾸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청년 플랫폼)'의 역할도 주목된다.

청년플랫폼은 우선 위원장으로 국회의원 대신 20대 남성을 적극 고려하는 등 신선함과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80대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퇴행"이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 선대위는 청년이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청년플랫폼은 다음주 초 송 대표와 회의를 가진 뒤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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