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부부의 폭행과 물고문으로 숨진 10살짜리 아이의 친모가 법정에서 "학대를 용인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부(김은성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이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친모 A(31)씨 측은 이같이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는 맡아준 사람의 말에 토를 달 수가 없다"며 "지나가는 말로 '(잘못하면) 혼내 달라'고 한 것을 두고 이 사건처럼 참혹한 살인을 하라고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변론했다.
이어 "무속 행위 일환으로 복숭아 나뭇가지를 이용해 등을 밀거나 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폭행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잔혹한 학대를 방조했다는 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A씨 측은 사건 주범이자 피해자의 이모인 B(34·무속인)씨를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내달 15일 열린다.
A씨는 올해 1월 25일 B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딸 C(10) 양의 양쪽 눈에 멍이 든 사진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날 오후에는 B씨로부터 "애가 귀신에게 빙의가 됐는지 확인해야 하니 복숭아 나뭇가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인터넷을 통해 복숭아 나뭇가지 한 묶음을 사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C양의 사망 전날인 지난 2월 7일 밤부터 새벽 사이 B씨가 C양을 때렸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C양과 통화하며 "이모 손은 약손이야. 병을 다 낫게 해줄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미 C양의 건강은 크게 악화된 상태였고, C양은 이튿날 B씨 부부에 의해 욕실로 끌려가 물고문을 당한 끝에 숨졌다.
B씨 부부는 1심에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