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5시 8분쯤, 수능이 치러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4교시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지난해보다 따뜻해진 날씨로 수험생들은 경량 패딩 등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교문 밖을 나섰다.
가장 먼저 교문을 나선 학생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 것만큼 나와서 홀가분하다"며 "수능이 끝났으니 친구들과 축구하면서 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수험생 김민우(18)군은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학사일정도 뒤죽박죽 하다보니까 패턴이 깨졌다"며 "그래도 잘 준비해서 홀가분하다. 집에 가서 자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원에 거주하는 손정의(18)군도 "끝난 건지 체감이 잘 안된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했으니 이제부터 계속 열심히 놀려고 한다"고 전했다.
오후 4시 30분쯤부터는 정문 앞에서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학부모들은 그저 자녀들이 후회 없는 표정으로 나오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후암동에서 온 신영일(62)씨는 "그동안 고생했던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자율적으로 집에서 독학해야 할 시간들이 많았는데 종교적 믿음을 갖고 기도하면서 준비를 도왔다"고 말했다.
오후부터 학교 앞에서 자녀를 기다렸다는 신정숙(41)씨는 "애가 집중도 못하고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며 "좋은 결과가 아니어도 후회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은 문과·이과 통합수능 첫해로 응시자들은 국어, 수학 영역에서 문·이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시험을 치렀다.
이번 수능엔 지원자 50만7천129명 가운데 45만2천222명이 응시해 10.8%의 결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과 학생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49만여명 중 42만여명이 응시해 사상 최고치인 13.2% 결시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