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강제시 매출 2% 과징금…수수료 꼼수도 '제재'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령을 공개했다. 구글과 애플 등 거대 앱 마켓 사업자들이 법을 우회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방통위는 시행령을 통해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난 17일 인앱결제 강제 금지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및 고시 제·개정안을 발표했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와 이행강제금 제도 등을 신설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여기에는 앱 마켓 사업자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등 금지행위의 세부 유형과 기준, 실태조사 대상 및 방법과 재료 제출 명령 불이행에 따른 제재 등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10월 공개한 시행령·고시 초안 대비 금지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다듬었다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방통위는 시행령에서 앱 마켓 운영 및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금지행위 유형을 구체화했다.

앱 마켓 이용과 서비스를 제한하는 행위로는 △모바일 콘텐츠의 등록·갱신·점검을 거부·지연·제한하거나 삭제·차단하는 행위 △기술적으로 다른 결제방식을 제한하는 행위 △수수료·노출·검색·광고 등으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 조건·제한을 부과하는 행위 등이 규정됐다.

다른 결제방식을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에는 △기술적으로 제한하는 행위 △절차적으로 어렵거나 불편하게 하는 행위 △결제방식에 따라 이용조건을 합리적 범위내에서 다르게 설정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가 규정됐다.

앱 마켓 사업자의 규제 우회 시도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항도 있다. 방통위는 보충 조항으로 △수수료·노출·검색·광고 또는 그밖에 경제적 이익 등으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과하는 행위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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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글은 최근 한국에서 제3자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신 제3자 결제에도 인앱결제(10~30%)보다 4%포인트 낮은 6~26%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했다. 제3자 결제의 낮은 수수료 장점이 사라져 사실상 여전히 인앱결제 사용을 강제당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애플은 이미 앱 외부 페이지로 외부결제를 허용하고 있다며 법 준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앱 마켓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직접 내리라고 강제하기는 어렵다. 방통위 김재철 이용자정책국장은 "제3자 결제가 인앱결제 수수료보다 높아지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면서도 "현재 법 자체가 수수료 자체를 규제하는 법은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 자체를 직접적으로 낮추라든지 하는 것들을 현재의 법으로 포섭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법성 판단은 거래상 지위, 강제성, 부당성 등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기로 했다.

앱 마켓사업자가 매출액 1천억 원 이상이고 이용자 수 100만 명 이상인 경우 거래상 지위가 있는 곳으로 추정한다. 앱 마켓의 시장 상황, 해당 앱 마켓사업자와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 간의 사업능력 격차, 앱 마켓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대안 판매경로 여부, 데이터 의존성 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방통위는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행위는 앱 마켓사업자의 중대한 위법행위임을 감안해 매출액의 2%, 심사지연 및 삭제 행위는 매출액의 1%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앱 마켓 사업자의 이용자 피해예방 및 권익보호 의무도 부과했다. 앱 마켓 사업자의 이용약관 명시사항 및 변경방법, 불만처리 절차, 인앱결제 시 이용자보호 등 내용을 규정했다.

금지행위 사실조사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자료 재제출 명령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기업 또는 대기업 계열사인 전기통신사업자의 과태료를 1천만 원 이하에서 5천만 원 이하로 상향했다.

앱 마켓 사업자의 위법 행위가 중대하고 반복적으로 시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방통위가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규정도 훈령에 추가했다. 이 경우 앱마켓 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재철 국장은 "과태료 제도가 있지만 좀 더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행강제금 제도가 마련된 것"이라며 "이행 강제금은 하루당 부과되는데, 사업자 규모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사업자의 규모와 매출액이 큰 경우 하루당 이행강제금이 1천만 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신속한 후속조치로 법 집행의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 공정하고 건전한 앱 마켓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행령 및 고시 제·개정안은 향후 입법예고를 통한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및 법제처 심사 등을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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