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의 지배자' 박경수 이탈, 대세 바뀔 변수로 작용할까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kt 2루수 박경수(오른쪽)가 두산 안재석의 타구를 잡으려다 넘어진 뒤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단 첫 정상을 노리는 프로야구 kt의 우승 가도에 변수가 생겼다.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37)의 부상 공백이다.

박경수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한국시리즈(KS) 3차전에 2루수로 출전해 수비하던 도중 쓰러져 후송됐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안재석의 뜬공을 잡으러 뒷걸음질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애매한 타구를 놓친 박경수는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우익수 재러드 호잉이 재빨리 공을 잡아 2루로 송구해 1루 주자를 잡아내긴 했다.

하지만 박경수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구단 관계자는 "우측 종아리 통증으로 교체됐고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MRI 검진을 받는다"고 밝혔다.

경기 후 kt 이강철 감독은 박경수에 대해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것 같다"면서 "내일 4차전에 출전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단 kt는 선발 2루수로 신본기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1사 상황 kt 박경수가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수는 이번 KS에서 공수의 핵심으로 투혼을 발휘했다. 1차전에서는 삼진 3개로 물러났지만 2차전에서는 1회말 무사 1, 2루에서 엄청난 수비로 팀을 구했다. 호세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빅 이닝을 이룬 7회는 선두 타자로 안타를 터뜨리며 득점의 물꼬를 텄고 경기 MVP에도 올랐다.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박경수는 0 대 0으로 맞선 5회 호투하던 상대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선제 좌월 1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7회말에도 볼넷을 골라내 추가 2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비에서도 박경수는 6회말 무사 1루에서 박건우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뒤 과감하게 2루로 송구해 발 빠른 주자 정수빈을 잡아냈다.

이런 박경수의 역할을 신본기가 메워줄지가 관건이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다독인 역할을 해냈던 데다 실제 경기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승부처 한 방은 물론 고비에서 호수비로 팀을 구해낸 박경수다.

이날 경기 후 결승타를 때린 박경수를 대신해 인터뷰에 나선 주장 황재균은 "컨디션 좋은 선수가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수 형이 넘어졌을 때 크게 다쳤다고 진단하고 빨리 가서 확인해봤는데 병원에 갔더라"며 8회말 수비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오히려 팀이 단합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황재균은 "백업이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수 형의 부상으로 팀이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KS의 키 플레이어 박경수의 이탈이 과연 kt에 악재가 될지, 전화위복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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