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17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87명 늘어 총 40만 277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틀째 2천 명대 초반을 기록한 전날(2124명·당초 2125명에서 정정)보다 무려 1063명이 폭증한 수치다. 통상 진단검사량 감소여파로 주 초반 환자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사라지는 수요일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패턴을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인 증가세다.
지난해 1월 촉발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확진자가 3천 명을 넘긴 것은 추석 연휴 직후였던 지난 9월 25일(3270명) 이후 두 번째로, 당시보다 83명이 적다. 1주일 전 수요일(10일·2425명)과 비교했을 때에는 762명이나 더 많다.
전날 하루 동안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총 5만 492명으로 파악됐다. 전국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10만 7550건의 진단검사가 시행됐고, 1천 명이 넘는 검사자(1128명)가 양성으로 확인됐다. 총 검사건수는 15만 8042건으로 전날(17만 6990건)보다 소폭 줄었다. 당일 기준 양성률은 2.01%다.
신규 환자가 수직상승하면서,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결국 '500명' 선을 넘어섰다. 인공호흡기나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7명이 급증해 총 522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은 현재 의료대응체계 여력을 감안할 때 '안정적으로' 관리가능한 수치로 500명을 제시한 바 있다.
일상회복 1단계 시행 이후 60세 이상 고령층 환자가 전체 확진자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면서, 중환자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6일 400명대(411명)에 진입한 이후 11일 473명→12일 475명→13일 485명→14일 483명→15일 471명→16일 495명 등 11일 만에 500명대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21명이 추가돼 코로나19로 숨진 확진자는 모두 3158명(치명률 0.78%)이다.
수도권 병상가동률 76.7%…서울 신규발생 1400명대·'역대 최다'
특히 서울의 경우, 보유병상 345개 중 278개를 사용 중으로 가동률이 80%를 돌파한 상태(80.6%)다. 79병상 중 20병상만을 남겨놓은 인천은 74.7%, 263병상 중 190병상이 가동 중인 경기는 72.24%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중환자병상과 연계되는 '준중환자' 병상도 여유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인천 지역은 23개 병상이 이미 꽉 차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이 '0개'로 파악됐다. 경기는 82.6%(172개 중 142개 사용), 서울은 56.8%(81개 중 46개 사용)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신규 환자는 지난 11일 2520명→12일 2368명→13일 2324명→14일 2418명(당초 2419명에서 정정)→15일 2005명(당초 2006명에서 정정)→16일 2124명 등 이날까지 하루 평균 2421명이 확진됐다.
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3163명, 해외유입이 24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1432명 △부산 103명 △대구 54명 △인천 157명 △광주 33명 △대전 46명 △울산 14명 △세종 16명 △경기 956명 △강원 53명 △충북 28명 △충남 70명 △전북 50명 △전남 36명 △경북 26명 △경남 66명 △제주 23명 등이다.
수도권은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확진자만 2545명에 달해 전체 80.46%의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유입(4명)까지 총 1436명의 환자가 나온 서울은 역대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치인 지난 9월 25일의 1221명보다도 215명이 더 많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618명이 새롭게 확진돼 전체 19.54%의 비율을 나타냈다.
해외유입 사례(24명)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5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19명으로 나타났다.
유입 추정국가는 중국 1명, △필리핀 5명 △러시아 1명 △캄보디아 3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9명, △프랑스 1명 △터키 1명 △폴란드 2명 △포르투갈 1명 △이탈리아 1명 △체코 1명 △독일 2명 등 유럽 지역이 9명, 미국 3명, △적도기니 1명 △이집트 1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2명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13명, 외국인이 11명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1차 접종을 받은 인원은 3만 3249명으로 누적 접종자는 4206만 2748명이다. 전체 대비 81.9%로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보면 93%다.
2차 접종을 받은 국민은 4만 6728명이 늘어 총 4024만 3219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 전체 78.4%로 성인 인구의 90.6% 수준이다.
지난 15~16일 이틀 동안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신고한 사례는 2847건(누적 37만 7303건)이 접수됐다.
백신별로 화이자 백신 1467건, 모더나 1248건, 아스트라제네카(AZ) 120건, 얀센 12건 등이다.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는 17건이 접수된 가운데 각각 화이자 11건, 모더나 5건, AZ 백신 1건 등으로 파악됐다.
사망사례는 12건이 추가됐다. 사망자들은 화이자 접종자 5명, AZ 백신 접종자 4명, 모더나 접종자 3명으로 조사됐다.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 "고령층·요양병원 '부스터샷' 간격 4개월, 50대는 5개월로 단축"
이에 따라, 60세 이상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의 입원환자 및 입소자 등은 기본접종 완료 후 4개월, 50대 연령층은 5개월로 추가접종 간격이 줄어든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돌파감염을 막기 위한 추가접종이 시급하다"며 "최근 백신접종 효과가 떨어진 어르신과 예방접종률이 낮은 아동·청소년층 확진자 비중이 절반을 넘고 있어 우려가 크다. 특히 위중증 환자가 500명을 넘고 있어 코로나에 취약한 어르신들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연말까지 추가접종을 받게 된 국민이 총 1378만 명인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했던 인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라며 "신속하고 원활한 접종 진행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예약 참여와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60대 이상 고령층은 확진율이 한 달 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데다 위중증 환자의 82%, 사망자의 97%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점도 우려했다. 김 총리는 "전국적인 병상 가동률은 아직 여력이 있지만, 수도권만 놓고 보면 하루하루 버텨내기에도 벅찬 수준"이라며 "또 사용 중인 중환자 병상 수가 실제 위중증 환자 규모에 비해 과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상황에 따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의학적 판단을 최우선으로 환자의 상태에 맞게 병상이 배정되고 상태 호전에 따른 전원조치도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하고 보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과 관련해서는 "확진자나 자가 격리자도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것은 물론, 시험 당일 의심증상을 보이는 수험생을 위해서도 모든 시험장마다 별도의 시험실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교육당국은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수험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