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귀환할 수 있나' 정수빈 와야 두산이 산다

14일 kt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정수빈이 5회말 조용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모습. 두산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위기에 몰린 두산. kt에 먼저 2승을 내주며 시리즈 전체 흐름을 내줬다.

두산은 지난 14,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S 1, 2차전에서 각각 2 대 4, 1 대 6 패배를 안았다. 1차전에서는 수비 실책이 겹친 아쉬움이 있었고, 2차전에서는 사실상 완패였다.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드러나는 모양새다. 두산은 정규 리그를 4위로 마쳐 5위 키움, 4위 LG, 2위 삼성과 잇따라 가을야구 격전을 치렀다. 삼성과 플레이오프(PO)를 마치고 3일을 쉬었다고 하지만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KS에서 수비 실책과 불펜진 난조가 발생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2차전에서는 공수의 핵심 정수빈(31)의 공백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수빈은 당초 2차전 선발 출전 예정이었으나 1차전 다이빙 캐치 과정에서 왼쪽 손목을 삐끗한 여파로 결장했다. 두산은 부랴부랴 정수빈 대신 김인태를 투입해야 했다.

정수빈은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했으나 가을야구에서 펄펄 날고 있다. 특히 LG와 준PO에서는 13타수 6안타 5타점 불방망이에 잇따라 슈퍼 캐치를 선보이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kt와 KS 1차전에서도 5회 조용호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공격에서는 해결을 해주고, 수비에서는 상대 맥을 끊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말 2사 1,2루 두산 정수빈이 1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정수빈이 없는 두산은 2차전에서 맥없이 패했다. 공격에서는 KS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이인 4개의 병살타로 자멸했고, 수비에서도 kt의 엄청난 경기력에 밀렸다.

공교롭게도 kt의 5회말 빅 이닝의 시발점은 박경수의 중전 안타였다. 물론 대신 중견수로 들어간 박건우가 장타를 대비해 외야 깊숙한 지점에 있었지만 넓은 수비 범위의 정수빈이었다면 다를 수 있었다. 정수빈은 LG와 준PO에서 비슷한 지점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바 있다.

이어진 심우준의 번트 안타 역시 두산으로서는 정수빈의 공백을 떠올리게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정수빈의 허를 찌르는 공격은 상대 수비진을 충분히 흔들었기 때문이다.

정수빈의 17일 3차전 출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차전 뒤 "정수빈이 부상으로 빠진 게 컸다"면서 "3차전 출전 여부는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수빈이 돌아와주면 허경민, 김재환을 뒤로 보낼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5년 KS 최우수 선수(MVP)에 빛나는 정수빈. 과연 슈퍼맨이 귀환해 두산을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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