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나는 휴양지에서 일한다' 코로나19 이길 워케이션 ②근무중 사람몰리는 강원…워케이션이 만든 기적 ③일+휴가 시장 잠재력 큰 '워케이션' 제주도는 나몰라라 ④단체 일주 제주관광 지고 마을 체류 힐링여행 뜬다 ⑤'체험도 휴양도 가능' 제주 마을관광의 매력 그러나 ⑥전담조직없는 제주 마을관광 '여행객' 외면 ⑦잠재력 큰 제주 마을관광 '컨트롤타워'가 없다 ⑧코로나 위기 기회로 바꾼 제주 마을여행 '머체왓숲길' ⑨'보고 즐기고 쉬고' 제주 동백마을에선 다 된다 |
동백마을로 불리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지난 9일 찾아간 마을은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로 풍성함을 더했다.
좁은 길 사이에 있는 밭에도, 차량이 다니는 도로 옆에도 주렁 주렁 매달린 감귤을 쉽게 볼 수 있다.
제주의 흔한 겨울 풍경이지만 신흥2리에선 감귤만 볼 수 있는게 아니다. 바로 300년 수령을 자랑하는 거대한 동백나무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동정 (사)동백고장보전연구회장은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한 용도로 1706년에 처음 동백나무가 심어졌다는 얘길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다"며 "300년 세월을 훌쩍 넘긴 동백나무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백나무 군락지에는 성인 2명이 팔을 뻗어 안아도 모자랄 둘레의 나무가 있었고 기나긴 세월을 견디다 못해 가지가 바닥을 향한 나무에는 받침대가 고정돼 있었다.
동백나무숲에서 주운 열매를 하나하나 손으로 골라내 재래식으로 생산하고 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내 대형 화장품 업체에도 원료로 납품하고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와 가까운 곳에는 동백을 재료로 각종 체험활동이 가능한 장소가 있다. 옛 노인회관을 개조한 '동백마을 방문자 체험센터'가 있는데 동백기름이 첨가된 비누도 만들 수 있고, 스킨과 멀티오일 체험도 가능하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동백기름을 생활에서 활용하는 방법과 효능을 배우고 직접 천연동백비누를 만드는데 여기에는 진피와 녹차, 백련초 등 피부유형에 맞는 천연 재료도 첨가해 완성품은 체험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다.
또 2층에는 마을을 찾은 여행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민박집이 운영되고 있다.
군락지와 가까운 동백나무 방앗간에서는 음식체험이 가능하다. 식용 동백기름의 제조과정을 들으며 다양한 요리를 먹어보는 동백음식체험이 그것이다.
주민들이 직접 채취한 제주 고사리와 동백기름이 첨가된 야채샐러드, 동백기름과 톳이 어우러진 톳밥을 먹을 수 있다.
역시 마을 주민 35명으로 구성된 (사)동백고장보전연구회라는 전담조직이 있어서 가능했다.
오동정 회장은 "200가구에 500여명 정도가 마을에 사는데 150여 명이 노인들이다"며 "주민 대다수가 감귤을 재배하고 주로 어르신들이 동백열매를 주워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2010년에 처음 화장품 원료를 납품한 이후 각종 체험과 판매가 더해져 한해 마을 매출이 5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실제로 11월과 12월은 이미 동백마을 체험 프로그램이 예약 완료된 상태다. 동백음식체험은 하루에 1팀만 받고 동백비누만들기 등의 체험은 2~3팀이 가능한데 올해 말까지는 예약이 꽉 찼다는 얘기다.
오 회장은 "소규모 단체는 물론, 가족단위나 친구끼리 찾아 동백나무 군락지도 보고 체험도 하고, 실제로 동백기름을 사기도 한다"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1만명이 찾았다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올해 10월부터 활기를 찾아 1000여 명이 체험활동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현재가 아닌 후손들을 위해 동백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계속 할 것"이라며 "500여 명의 주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백마을의 정통성을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