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광폭 행보에 더해 현 정부 비판을 통한 차별화까지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50% 넘어간 尹 지지율…李, 與내부선 "선대위 느리다" 불만 속출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1천명에게 실시해 16일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 가상 양자 대결 결과 윤 후보는 52.7%를 얻어 34.8%에 그친 이 후보에 앞섰다.
두 후보의 격차는 17.9%p로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0%p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차이가 난 셈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지지율 난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비효율성이 꼽히고 있다.
의석이 많다보니 현역의원 모두를 배치, 규모 측면에서는 '매머드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내부 소통과 실질적인 역할 분담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 모임 소속인 초선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민주당이 비대하고, 느리고, 현장성을 잃었다'는 차가운 평가를 하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선대위의 기민하지 못한 대응에 이 후보가 "양반같다"는 불만까지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난지원금에 소극적인 정부에 "현장 가보라", 尹엔 '재정·부동산' 맞불
우선 초과세수에도 불구하고 재난지원금 지급에 소극적인 재정당국에 대한 질타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국가 재정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책상을 떠나 현장에 좀 와보시라"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기재부를 질타하자,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16일 "기재부가 이렇게 많은 추가세수를 예측하지 못하고 그 예산을 국민께 돌려드리지 못하는 것은 추궁 받아 마땅할 일"이라며 홍 부총리에게 공개 사과까지 요구했다.
검사 출신인 윤 후보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책 분야와 관련한 움직임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자 전국민 재난지원금 25조원과 손실보상금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당대당 협의를 하자고 압박했고, 이를 윤 원내대표가 이어받아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윤 후보가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데 대해서도 국토보유세로 맞불을 놓으며 이슈 몰이에 나섰다.
현장 행보는 취약 지지층으로 분류된 청년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통해 전국 청년들과의 소통에 주마다 3일 이상을 할애하는 한편, 국군 상무 e스포츠단 설치 약속, 2030 민주당 당직자와의 오찬,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와의 대화 등을 연이어 소화하며 적극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재정 여력없다"·野 "내부 결론부터 내라"…지지율 고착화 우려
재난지원 예산을 두고 여당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재정당국이 "재정 여력이 없다"며 이 후보와 민주당의 입장을 손쉽게 수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 원내대표가 "예상보다 많은 세수가 있다면 이를 어떻게 써야할 지 정부 여당의 철학과 책무를 따라야지 관료들의 주판알과 탁상행정에 따를 일이 아니다"라며 기재부를 압박한 것을 두고 야당은 정부에 대한 여당의 횡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에 대한 당대당 협의도 상대방인 국민의힘의 거부로 인해 추진되기 어려운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기들 내부에서 우선 결정해 오라고 하시라"라며 "행정부와 여당 사이에서 결론을 못 내고, 행정부가 증액에 동의를 안 한다는데 자기들 내부에서 결론을 못 내리면서 왜 남에게 엉뚱한 화살을 돌리냐"고 비꼬았다.
2주째 이어가고 있는 청년 중심 행보 또한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20대 지지율을 살펴보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에 머물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후보가 경선 컨벤션 효과에 이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등 정치적인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정책 대결을 비롯한 본격적인 후보 대 후보의 경쟁구도가 마련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선거 귀재'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에 맞서기 위해, 오히려 선대위 내부에 청년의 목소리를 더 담기 위한 전략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경선도 먼저 치렀고, 선대위도 먼저 꾸린 상태임에도 대선 레이스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시간이 지나고 선대위 구성을 달리한다고 해서 현재의 지지율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겠느냐는 비판적 자성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상대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는 만큼 대장동 사태, 검찰 고발 사주 등 굵직한 사건을 넘어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기 쉽지 않다"며 "지금과 같은 지지율 추세가 자칫 11월을 넘어서 12월까지 이어진다면 국민께서 이 후보를 2등 후보로 생각하시는 것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