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점유율 하위권에 머물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며 쿠팡을 제치고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르면서 신세계-이베이코리아가 선두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뒤에서 두 번째에서 넘버 2로…신세계의 화려한 '변신'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5일 3조 5591억을 지불하고 이베이코리아를 이마트 종속회사로 편입했다.이마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인 만큼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온라인 시장 선두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은 네이버가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순이었다. 11번가가 6%, 롯데온과 SSG닷컴이 각각 5%, 3%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시 거래액은 약 22조원에 달한다. 이마트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존 '네이버-쿠팡' 2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명실상부한 이커머스 선두권 TOP 3 주자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기존 '오프라인 강자' 타이틀을 버리고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의 온라인 비중이 50%로 확대됐다"며 "사업의 중심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SG닷컴의 식품 부문 강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장보기 역량을 보유한 SSG닷컴과 국내 최대규모인 14만 셀러를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의 비식품 부문을 통합하면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통해 '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수 4년간 1조원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투자해 물류 인프라 강화를 위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성수동 본사 건물을 1조 2200억원에 매각하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이마트는 전국 160개 이마트 매장을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선두권에 안착한 신세계와 달리, 하위권 주자인 11번가와 롯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롯데의 지난 3분기 실적은 말 그대로 '쇼크'였다. 이커머스 부문에서 롯데는 매출액 240억,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3.9%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는 지난 4월 이베이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고, 롯데온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번가도 아마존과 손을 잡고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1번가는 "커머스 시장 경쟁 대응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개점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신세계-쿠팡 그들만의 '전쟁'…물류인프라 대규모 투자 단행
하위권 주자들과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상위권 주자들의 1,2,3위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은 1조 5천억원을 물류인프라에 투자해 쿠팡의 '로켓배송'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상품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쿠팡의 '엔드투엔드(end-to-end)'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이를 위해 부산과 청주, 김해, 창원, 완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를 오픈한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사회에 1만 3천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강자로 자리잡은 네이버도 '플랫폼' 강자의 위세가 무섭다. 네이버의 3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한 3천 803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스토어 수도 47만개를 넘어섰고, 브랜드 스토어는 550개로 거래액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혔던 물류를 보완하기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으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J대한통운 등 7개 풀필먼트 업체와 손잡고 통합 물류관리 플랫폼 'NFA'를 구축했으며, 곤지암·군포·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추가로 20만 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기존 선두그룹의 파상공세 속에서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와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로 단행되는 투자인데다, 물류센터 추가 건립 등 향후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아 자칫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승자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낮은 성장률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베이코리아의 연평균 거래액은 20조원이지만, 매출 성장세는 10% 이하로 한자릿수에 그쳤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인 15%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16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신세계 이마트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시너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