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갈등' 프레임에 안 휘말린다…靑, 국회에 공 넘기며 관망

연합뉴스
방역지원금 지급 예산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재정 당국간 의견 대립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국회에서 먼저 논의될 사안"이라며 다소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청와대는 당정 사이 갈등을 적극 중재하거나, 어느 한 쪽의 입장에 치우치기 보다는 이번 사안 자체에서 한 발짝 떨어진 모습이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서 방역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입장차에 대해 "청와대가 조정할 사안이 아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으며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정간에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혀 우려를 일축했다.

현재, 청와대는 방역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이견이 이재명 대선 후보와 청와대의 갈등설로 비화되는 것 자체를 경계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일부에서 이 후보에 대해 "태도가 달라졌다"며 불편하게 여긴다는 기사가 한 보수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했지만, 청와대 주요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부인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원금을 둘러싸고 당과 재정당국의 입장은 항상 그래왔듯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기분나빠할 사안이 전혀 아니다"며 "우선은 국회를 통해서 여야가 충분히 합의가 돼야 하는게 순서"라며 당정 갈등을 넘어선 '당청 갈등설'을 경계했다.

청와대는 이같은 갈등설이 제기되는 것 자체를 의도가 다분한 정치적 프레임으로 보고 여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같은 자세는 지난해 4월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전국민'이냐 '선별'이냐를 두고 당정 갈등이 극심했을 때 청와대가 적극 중재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고위당정청 등을 통한 청와대의 중재로 고소득층의 자발적 기부 등을 전제로 한 전국민 지원금이 통과될 수 있었다.

중재 대신 관망을 택한 것은 이번 대선 국면에서 엄정하게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대선 시기이며, 대선 후보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논쟁"이라며 "청와대가 개입할 경우에 양쪽에서 오해가 생기기 십상이고, 이는 선거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