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무렵 시작된 이 사건의 실체가 검찰 수사로 서서히 드러나며 관심은 이 회사 관련 주식을 여러 차례 거래했던 김씨의 관여 여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김씨 측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공소시효도 지났다며 불법성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권 회장의 구속 여부와 맞물려 김씨의 검찰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저녁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김씨에게 계좌를 받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씨에 대해 지난 9월 초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에 보강조사를 거친 검찰은 지난달 2일 영장을 재청구했는데 이씨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나오지 않고 잠적했다. 법원은 출석하지 않은 이씨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고 검찰은 미리 받아둔 영장을 이번에 집행했다. 이씨와 마찬가지로 주가조작 '선수'로 활동한 의혹을 받는 다른 3명은 이미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권 회장이 지난 2009년~2012년까지 636억 원 상당(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을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사람들에게 구매를 유도하거나 본인이 직접 사는 방식으로 불법 거래를 했다고 의심한다. 16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권 회장은 이러한 혐의 인정을 묻는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권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씨 등 주가조작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 이어 권 회장도 구속될 경우 검찰 수사의 다음 수순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 사건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재점화된 출발점부터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혹은 관계사의 주식을 매입한 과정이 심상치 않다는 의혹도 맞물려 제기돼왔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김씨 측은 주식계좌를 이씨에게 맡겼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고 계좌 회수시점도 2010년 5월인 만큼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주장한다. 반면 수사팀은 김씨와의 접점이 의심되는 주가조작 범행이 2012년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포괄일죄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잠적했던 이씨를 검거한 만큼 그를 상대로 김씨를 조사하기 전 계좌를 빌려주고 거래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확보에도 주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