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끝낸 김정은, '백두산 삼지연' 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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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12일 국방발전전람회 참석 이후 35일 만에 삼지연시 3단계 공사현장을 '현지지도'하며 공개 활동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4년 39일간의 공개 활동 미보도 사례 이후 두 번째로 긴 잠행을 마친 뒤 공개 활동 장소로 선택한 곳이 바로 백두산 입구의 삼지연시이다. 올해 평양을 벗어난 김 위원장의 첫 공개 활동이기도 하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올해 끝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 실태를 요해(파악)"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찾았다고 한다.
 
삼지연시 3단계 건설사업은 김 위원장이 건설 구상에서부터 계획, 시공에 이르기까지 직접 챙긴 사업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3년에 처음 시작된 뒤 2018년부터 공사가 본격화됐으나, 코로나19와 수해 등으로 건설이 지체됐다가 올 연말 최종적인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삼지연시의 10여개 동, 리들에 수천세대의 살림집과 공공 및 생산건물, 교육시설, 상하수도 계통, 도로와 원림녹화, 송전선계통을 건설하는 방대한 공사"로 거의 10여년 만에 완공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10차례 이곳을 방문했고, 당초 삼지연군은 삼시연시로 승격되기도 했다.
삼지연시 모습. 뉴스원 제공
 
김 위원장이 35일의 잠행 끝에 삼지연시 건설현장을 찾은 것은 북한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중 1년차인 올해의 가시적인 경제 성과로 이른바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 완공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동시에 김 위원장 집권 10년을 맞는 성과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지난 4년간에 걸친 삼지연시건설 투쟁 속에서 당과 인민의 일심단결, 혼연일체의 불가항력적 위력과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자력번영, 자력 부강해 나가려는 우리 국가의 철석같은 의지와 자신심, 자립적 발전 가능성이 실증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지연시 건설은 지방 인민들을 문명한 물질문화생활에로 도약시키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완공에 대해 자립적 발전 가능성을 실증하는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삼지연시 건설을 인민생활 분야의 성과로 제시하려는 포석에 따라 현 시점에서의 공개 활동으로 삼지연시 완공의 의미를 부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삼지연시 외에 북한이 주요 사업으로 강조해 온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등 다른 사업도 성과와 의미를 부여하는 동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에서 백두산 삼지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혁명투쟁을 벌인 성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곳으로 선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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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 건설사업은 김 위원장에게 "인민들이 반기는 보람 있는 일"인 동시에 백두혈통 수령통치의 정당성, 수령을 중심으로 일심단결을 강조하는 맥락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혁명의 고향집이 자리 잡고 있는 태양의 성지인 삼지연시를 혁명전통교양의 위력한 거점으로, 문명한 산간도시의 전형으로 훌륭히 꾸리는 것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 인민과 새 세대들의 마땅한 도리이고 혁명적 의무"라며, "숭고한 이 투쟁을 통하여 수령께 영원히 충성하고 수령의 혁명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내 이려는 전체 인민의 확고부동한 신념과 의지가 과시되고 주체혁명 위업의 계승완성을 위한 근본담보가 더욱 확고히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과거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할 때 방문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바로 백두산 삼지연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11월 고모부 장성택 숙청, 2017년 12월 평창올림픽 참가발표 직전 등 주요 결정의 고비 때마다 백두산 삼지연을 찾은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체류기간이 좀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비상방역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내치에 집중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 삼지연 방문을 계기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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