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뺐는데도 우승' 韓 프로볼링 사상 최초 '덤리스 챔피언'

한국프로볼링사상 최초로 덤리스 볼러 우승을 차지한 심지형. 한국프로볼링협회

4개월 만에 재개된 한국프로볼링(KPBA) 대회에서 사상 첫 기록들이 나왔다.

남자부 신인 심지형은 15일 경기도 안산시 더킹볼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제3회 케겔컵 프로볼링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개막전인 제1차 DSD삼호컵에서 우승한 강민환(진승)과 결승에서 227 대 202로 이겼다.

특히 심지형은 왼손 볼러인 데다 엄지 손가락을 볼 구멍에 넣지 않는 이른바 '덤리스(dumbless) 볼러'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이훈표 전 바레인 대표팀 감독은 "엄지를 빼고 스윙하기 때문에 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회전을 많이 줘야 하는데 외국에서도 매우 특이한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심지형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덤리스 볼러가 정상을 차지한 것은 심지형이 최초다. 그것도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 더 값졌다.

심지형은 초반 1, 2프레임부터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줄곧 리드를 지킨 심지형은 막판 9, 10프레임서 4배거를 앞세워 쐐기를 박았다.
 
우승 뒤 심지형은 "첫 TV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해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결승 상대였던 강민환 프로가 앞선 슛아웃 경기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해 더 긴장됐다"면서 "최대한 긴장하지 않으려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실수가 없었고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특히 심지형은 동호인 출신으로 정상에 올랐다. 볼링계 관계자는 "볼링이 좋아 프로에 도전했고, 회사까지 그만두면서 볼링장에 취직한 열정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시즌 2승을 노렸던 강민환은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시즌 첫 멀티 우승이 무산됐다. 슛아웃 3, 4위 결정전에서는 강민환이 7배거를 포함해 9개 스트라이크를 앞세워 257점을 기록하며 246점의 박경신(팀 스톰)과 182점의 구용진(삼호테크)을 눌러 결승에 진출했다.

심지형과 여자프로볼링 최초 10승을 거둔 최현숙. 한국프로볼링협회

   
앞서 열린 여자부 '제2회 900글로벌컵 우먼스 챔피언십'에서는 최현숙(진승)이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데뷔한 신인 유성희(팀 에보나이트)를 238 대 206으로 눌렀다.

여자프로볼링 사상 최초의 통산 10승이다. 최현숙은 2013년 데뷔 후 윤희여(스톰)과 9승으로 공동 1위였지만 이번 우승으로 다승 단독 1위가 됐다.

단체전에서는 삼호테크(박가률/김양희/김은옥)가 팀 브런스윅(정해원/김아름/유혜련)을 245 대 227로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로 4개월 만에 속개된 프로볼링 투어는 오는 19일부터 상주곶감컵대회를 시작으로 12월 말까지 4개 대회가 연속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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