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14일 오후 태국 방콕 도심에서 시민 수천명이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지난 10일 태국 헌법재판소가 작년 반정부 인사들의 군주제 개혁 요구는 입헌군주제를 전복시키려는 은밀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관련 움직임을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한 데 대한 반발로 나왔다.
시위대는 헌재의 판결이 태국을 입헌군주제가 아닌 전제군주제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은 군주제를 개혁하려는 것이지 군주제를 전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은 시위 도중 2명이 경찰이 쏜 총기에 맞았다고 보도했고 AFP 통신은 시위대 한 명이 고무탄에 가슴을 맞아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전했다.
입헌군주제인 태국은 '군주는 숭배 받아야 하고 권위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헌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이나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실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를 하는 경우 왕실모독죄로 최고 15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왕실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왕실 개혁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왕실 모독죄 폐지 요구가 시민 사회와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태국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왕실모독죄로 처벌된 사람은 미성년자 12명을 포함해 최소 1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와 야당은 왕실모독죄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형량을 대폭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