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병상가동률 75% 넘어서…정부 "이송대책 논의 중"

"거점전담병원 없는 전북, 신규지정…수도권, 3곳 추가계획"
전국 중환자병상 가동률 56%…직전 주보다 9.4%p 증가
주간 일평균 위중증 447명·대폭 급증…60대 이상이 82.1%
5주간 사망자 523명 중 '접종 미완료자'가 64.6%로 과반
"전체 거리두기 강화보다 고령층 관련 방역·추가접종 집중"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엿새째 2천 명을 넘기는 등 전국적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자가 밀집된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정부가 '비상계획' 발령기준의 하나로 제시한 75%를 넘어섰다.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병상 확충과 함께 환자 이송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이창준 환자병상관리반장은 15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중환자병상 가동률이 75%를 넘어가고 있다. 어제, 오늘 중환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엄중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76.4% 수준이다. 총 확보병상 687개 중 잔여병상은 162개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중환자 병상 345개 중 271개가 찬 상태로 78.55%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인천지역 역시 79개의 병상 중 17개 병상만이 남아 78.48%가 가동되고 있는 상태다. 경기는 263개 병상 중 192병상이 사용돼(가동률 73%) 그나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75%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이 반장은 "중환자 이송과 관련해 중환자뿐 아니라 병원, 생활치료센터, 재택 간의 병상운영 효율화를 위해서도 이송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송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논의 중이다. (중환자 등) 이송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별도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수도권에 중증환자 병상만 운영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상태가 호전된 회복기 환자들을 중등증병상에 제대로 전원시키도록 하기 위해서 수도권에 중등증·중환자 병상을 같이 갖고 있는 거점전담병원, 예를 들면 경기 북부의 일산병원·경기 남부 성남시의료원 등의 중등증병상에 상급종합병원에서 전원되는 환자를 우선입원시키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 쪽에 있는 거점전담병원 중환자들을 가급적 병상 여력이 있는 충청권 이남으로 이송해 수도권의 중환자병상 여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수도권 지역에 국한된 '비상계획' 발동 계획은 아직 없음을 재확인했다. 일명 '서킷 브레이커'라 불리는 비상계획은 방역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일상회복 진행을 잠시 멈추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사적모임 제한 강화 △'방역패스' 적용시설 확대 등의 방역강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 반장은 "비상계획은 단순히 수도권의 중환자병상 가동률만을 국한해 보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 지표를 고려해서 비상계획에 관한 대응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도권 중환자병상·중등증병상 가동률이 거의 80% 내외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병상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면서 충청권 등의 병상공유를 통해 의료대응 능력을 높여가려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중환자와 중등증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거점전담병원이 없는 전북 지역에는 전담병원을 신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에서도 거점전담병원을 3곳 정도 더 지정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루 확진 2천 명 안팎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전국적인 병상 여력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7~13일 1주간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6%로 직전 주(46.6%)보다 9.4%p나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69.5%)은 비수도권(34.9%)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의 전국 가동률은 59%로 1주 전(53.8%)보다 소폭 늘었다. 이 역시 수도권(75.8%)과 비수도권(44.5%)의 지역별 격차가 큰 상황이다. 경증 환자가 격리되는 생활치료센터는 49.7%가 가동돼 여유가 있는 상태다.
 
문제는 전체 모수(母數)의 증가보다 의료자원·인력이 많이 소모되는 위중증 환자의 급증세다.
 
지난 1주간 하루 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447명으로 집계돼 1주 전(365명)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감염 시 위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82.1%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5주간 사망자가 52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절반 이상(64.6%·338명)은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미접종자 또는 불완전 접종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환자는 2172.2명으로 1.8%(39.2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도권은 하루 평균 1711.3명이 확진됐고, 비수도권 지역은 매일 평균적으로 460.9명이 발생했다. 각각 1주 전에 비해 1.5%, 3.2%의 증가 폭을 보였다.
 
주간 감염재생산지수(Rt)는 1.05로 지난 주(1.20)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을 웃돌며 '유행 확산'을 나타내고 있다.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지난 주의 유행을 분석해보면 전체 확진자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기보다는 예방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일부 고령층들과 요양병원·시설 등 취약시설들,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령층 감염이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따라서, 지금은 전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보다는 고령층이 주로 집단적으로 많이 감염되고 있는 취약시설들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추가접종을 서두르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대책을 강구해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역패스 범위를 '부스터샷'(효과보강을 위한 추가접종) 대상자 또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이제 (막) 추가접종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이고, 지금 취약시설의 경우 (접종완료 후) 5개월 정도 시점에 대상자가 되기도 하고 아직 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 분들에 대한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는 계획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18세 이하는 학교·학원을 중심으로 한 감염들이 많이 호발되고 있는 양상인지라,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해 일반 다중이용시설까지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하는 문제들은 본격적으로 논의되거나 검토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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