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이 수비에 웃었다가 수비에 울었다. 정수빈의 슈퍼 캐치로 득점을 지웠지만 김재호의 뼈아픈 실책으로 승기를 내줬다.
두산은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2 대 4로 졌다. 7전 4승제 시리즈에서 기선 제압을 당했다.
6회까지 두산은 kt와 1 대 1로 팽팽하게 맞섰다. 선발 곽빈이 3회말 상대 황재균의 타구에 오른 허벅지를 맞고도 5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특히 5회말 1사 2루에서 중견수 정수빈이 엄청난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조용호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만약 빠졌다면 발 빠른 주자 심우준이 홈을 밟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앞서 좌익수 김재환이 심우준의 타구를 쫓다가 담장과 부딪힐까 주저하다 놓쳐 2루타를 내준 터라 두산으로선 완전히 분위기를 내줄 수 있었지만 정수빈이 흐름을 살렸다. 정수빈은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잇딴 슈퍼 캐치로 시리즈 MVP에도 올랐다.
하지만 승부처인 7회 통한의 실책이 나왔다. 1 대 2로 뒤진 1사 1루에서 유격수 김재호가 조용호의 땅볼 타구를 놓쳤다. 2루 쪽으로 달려가며 잡는 과정에서 약간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난 것. 김재호가 다시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조용호의 발이 더 빨랐다.
결국 두산은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1점을 내줬다. 바뀐 좌완 이현승이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까지 내줘 점수는 1 대 4로 벌어졌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실점이었다. 두산은 필승 계투 이영하가 7회 배정대에게 불의의 1점 홈런을 내줬지만 1 대 2 상황이라 충분히 해볼 만했지만 추가 2실점하면서 흐름을 내줬다.
앞서 두산은 4회말 내준 선취점도 실책에서 비롯됐다. 무사 1루에서 3루수 허경민이 유한준의 타구를 놓쳤고,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장성우의 희생타로 실점했다.
두산은 탄탄한 수비로 정평이 나 있다. 정규 시즌 144경기 실책 89개로 롯데(85개), 삼성(87개) 다음으로 적었다. 그러나 KS 1차전에서 실책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두산은 9회초 강승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9회초 1사에서 박세혁이 상대 실책 상황 때 자신의 뜬공이 잡히는 줄 알고 1루로 뛰다 벤치로 향하는 바람에 아웃된 것도 아쉬웠다.
이날 경기 MVP는 7⅔이닝 7피안타 1실점 8탈삼진 쾌투를 펼친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받았다. 결승타의 주인공 배정대가 오늘의 깡을 수상했다.
두 팀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KS 2차전을 치른다. kt는 소형준, 두산은 최원준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