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환자 수는 483명으로 전날 485명에서 2명 줄었다. 전날이 역대 최다치고 이날은 두번째로 많은 숫자다.
일단 증가세는 꺾였지만, 정부가 위중증환자 대응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500명에 육박하며 의료대응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최근 위중증환자는 9월부터 300명대를 유지하다 지난 6일 411명으로 치솟은 이후 계속 400명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460명까지 올라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최다 집계를 경신했다.
위중증환자가 늘자 사망자도 늘고 있다. 위중증환자는 인공호흡기,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또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등 치료를 받는 상태로 악화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20명 늘어 누적 3103명이 됐다.
특히 전날 집계에서는 32명이 새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차 유행 이후 가장 많이 사망한 숫자다. 사망자는 지난 2일 16명 발생한 이후 13일째 두자릿수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위중증환자 수를 의료대응 체계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무증상, 경증 환자는 재택치료로 전환하고 위중증화·치명률을 집중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위중증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상황도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는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중단하는 일종의 서킷 브레이커,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조건인 75%를 넘어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76.2%다. 총 345개 병상 중 263개가 사용중인 것이다.
인천도 같은 시간 기준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의 가동률이 75.9%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전체 79개 중 60개가 사용 중이다.
경기 지역의 중증환자 전담병상은 71.9%의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어 비상계획 발동 조건까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총 263개 중 189개를 사용중이다.
비상계획이 실시되면 현재 시행되는 방역완화조치는 중단되고 사적모임과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다시 강화된다. 단 세부적인 비상계획 기준과 내용 등은 오는 16일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 병상 상황이 악화된 수도권 지역에만 빠로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등의 조치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병상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전환도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각 단계를 4주간 시행한 뒤 2주 동안 각종 방역을 평가하면서 다음 단계로 이행할지 판단한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방역 상황 악화시 1단계에 머물거나 방역수칙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병상 상황은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전국의 중증병상 전담병상 가동률은 59.6%로 60%에 미치지 않고 있다. 전체 1125병상 중 671병상이 사용 중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준중증병상 402개와 중등증병상 692개를 추가 확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비수도권에도 병상을 확보하도록 하는 예비행정명령을 내렸다.
준중환자와 중등증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면 환자 상태에 따라 병상을 옮기는 '스텝업·스텝다운'을 통해 병상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실제 병상 확충까지 최대 한달 가까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병상 확충 전 수도권 지역의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