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현지시간) 공시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가 11일 테슬라 주식 63만 9737주를 또 팔았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그가 팔아치운 자사 주식은 450만주에 이른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57억 달러(6조 7천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공교롭게도 57억 달러는 그가 지난달 기부 가능성을 열어놓은 60억 달러의 근사치다.
기부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이렇다.
지난달 테슬라 주가가 폭등하면서 머스크가 보유중인 테슬라 주식이 하루에만 360억 달러 어치가 불어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자 세계식량기구(WFP) 데이비스 비슬리 사무총장이 트위터를 통해 "당신이 하루에 번 돈의 1/6만 기부해도 기근에 시달리는 전세계 4200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며 머스크에게 기부를 권유했다.
며칠 뒤 머스크가 트위터에 답을 했다.
"만약 WFP가 어떻게 60억 달러가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해준다면, 테슬라의 주식을 당장 팔아서 그렇게 하겠다."
비슬리 사무총장이 얼마 뒤 다시 회신을 했다.
"0.43달러 X 4200만명 X 365일 = 66억 달러"
비슬리 사무총장의 회신에 대한 머스크의 추가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글을 올렸다.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 결정해달라"
트위터 팔로워들을 상대로 한 그의 설문 글에 응답자의 58%가 매각 찬성을 나타냈다.
그리고 주식 시장이 문을 연 8일 월요일부터 머스크가 주식 매각에 들어간 것이다.
머스크는 나흘 연속 450만주를 매각함으로써 자신의 테슬라 보유 주식은 1억 6250만주 정도로 낮아졌다.
트위터에서 약속한 10% 매각을 달성하려면 아직도 1200만주를 더 팔아야한다.
그가 10% 매각 설문을 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울트라 리치'(최상위 부유층)의 주식과 채권 등 자산에도 세금을 매기는 '억만장자세'가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억만장자세' 반대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내심은 세금 마련을 위한 현금화 꼼수라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트위터를 통해 60억 달러 기부 이야기를 공개리에 꺼낸 마당에 기부 언급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