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로 시작된 '택시 대란'…호출앱 이용도 '껑충'

박종민 기자
# 지난 8일 자정. A씨는 서울 광화문에서 회식을 마친 뒤 귀가를 위해 택시 호출 앱을 켰다. 하지만 여러 차례 호출해도 "이용 가능한 차량이 없다"는 화면만 뜰 뿐이었다. A씨는 결국 택시 대신 심야버스를 선택했다. A씨는 "버스 정류장 앞에 이미 2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며 "택시를 타면 2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고 하소연했다.


# B씨는 전날 서울 용산구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했다. 자정 이후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주변에도 시민 여러 명이 택시를 잡으려고 서성이고 있었다. B씨는 결국 좀 더 비싼 호출료 등을 지불해야하는 '프리미엄 택시'를 잡았다.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조치 시행으로 식당과 술집의 영업이 24시간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심야 시간대 '택시 대란'도 다시 반복되고 있다.

광화문, 강남, 용산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는 심야시간대 핸드폰을 붙잡고 택시를 호출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카카오T와 우티, 타다 등 주요 택시 호출 앱을 중복해서 사용하는 시민, 프리미엄 택시를 부르는 시민 등 각자 택시를 잡기 위한 '전략'도 다양하다.

한 택시기사는 "밤만 되면 여기저기서 택시를 태워달라고 난리"라며 "위드 코로나 이전에는 한 시간에 한 명이 잡힐까 말까 더니, 이제는 택시 콜이 성화다"라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서울시에 심야시간대 부제 완화를 통해 수요공급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법인택시와 달리 서울의 개인택시는 가·나·다조로 나눠 2일을 근무하면 하루는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이들은 공문에서 "서울택시 부제를 일일 오후 9시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해제하고, 심야할증을 오후 10시부터 적용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택시 수요 증가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가 실시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카카오T의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530만 2642명을 기록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전주인 10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의 WAU인 502만 7273명과 비교할 때 약 5.5% 증가했다.

DAU(일간활성이용자수)를 보면 주말 이용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카카오T는 △5일 약 160만 3665명, △6일 155만 7137명이 사용했다. 이틀을 합치면 316만 명이 넘는다. 전주 주말보다는 약 28% 늘었다.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 회사 우티(UT)의 이용자 수도 급증했다. 우티의 11월 첫째 주 WAU는 16만 1028명으로, 그 전주인 8만 9588명에 비해 약 80% 증가했다. 다만 우티의 WAU 증가는 위드 코로나 이외 '앱 통합 개편 프로모션'을 진행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티는 지난 1일 우버와의 통합 앱을 선보이면서 '20% 상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타다는 심야 호출이 늘었다. 타다가 11월 첫째 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평균 택시 호출 건수를 그 전주와 비교한 결과 △11월 1~2일 106% △11월 2~3일 76% △11월 3~4일 74% △11월 4~5일 58%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시간에 따라 호출이 집중되는 시간도 달라지는데, 1일 이후 시간제한이 없어지면서 자정 이후 호출이 늘어났다"며 "위드 코로나 시행 기간이 길지 않아 수치를 더 보아야한다. 주말 등을 거쳐 호출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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