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출생 현상이 심화되면서 '인구 절벽'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0.84명'을 기록해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Happy Birth K' 캠페인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를 알려온 CBS는 11일 오후 5시 반 서울 양천구 목동 사옥의 G-스튜디오에서 범사회적 기구인 '생명돌봄 국민운동캠프'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보건복지부(복지부),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후원했다.
파트너사(Co-Partners)로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교계뿐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육아정책연구소, 학계 전문가 그룹(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까지 사회 각계가 두루 참여했다.
CBS 김학중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작년보다 조금 빠른 겨울이 시작됐는데 진짜 겨울은 우리 국가가 본격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저출산·고령화 사회"라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세상의 약자들을 보듬으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CBS가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방송인 CBS가 이 문제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성경 말씀을 인용했다. 창세기 1장 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구절과 시편 127편 3절의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가 언급됐다.
김 사장은 "이 일은 CBS밖에 할 수 없다"며 "출산을 안 할 수 있는 요인이 너무 많음에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 한국사회 전체가, 교회를 포함한 모든 분들이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2024~2025년쯤부터는 출산율이 반등할 것으로 믿는다며 희망 섞인 바람도 내비쳤다.
이어 "한국교회 1천만 성도가 하나 되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모두가 심각성을 알고 이 일에 최선을 다해 함께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소강석 목사는 "우리가 '인구 대재앙'이라고 하는 광야에 서 있을지라도, 생육하고 번성하는 선도적 '패스파인더'(Pathfinder)의 역할을 CBS가 해나간다면 죽음의 진혼곡인 레퀴엠은 사라지고 생명의 탄생이라 하는 아리아가 조국 땅에 가득 울려퍼지리라 확신한다"고 거들었다. 이홍정 목사도 "이 운동이 청년세대가 기성세대와 함께 한국교회에 비춰진 자신들의 절망적 모습을 창조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생명운동이 되길 바란다"며 "기성세대는 한국교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변화와 갱신을 추구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CBS는 자사 노컷뉴스의 연중기획 '초저출생: 미래가 없다'(관련기사: '초저출생:'작아지는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법', '청년들이 개인주의여서 아이 낳기 싫어한다고요?' 등) 연속 보도를 통해 저출생 문제를 다각도로 집중 조명해왔다. TV 및 라디오로도 관련문제 해결을 위한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방송하고 있다.
내년에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을 발굴해 '생명돌봄사회공헌대상'을 시상하는 장(場)도 마련할 예정이다. 기업들에 대한 평가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은 '인구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입장이다. '저출산 위기 극복에 얼마나 동참하느냐'를 측정하고 평가해 기업과 지자체의 변화를 유도해내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거 등 현실적 어려움부터 청년들의 가치관 변화까지 사회 전반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읽어내야 한다"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저출산 현상은 한국 사회의 오랜 난제이지만,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이재명 후보는 "(저출생의) 근본적 원인은 희망을 잃어버린 좌절에 있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가 최소한 더 격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사회를 만드는 게 첫째"라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 또한 "'이렇게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운 나라에 미래가 있나'라는 질문에 답하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국가돌봄체계, 돌봄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효율적인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가, 돌아봤더니 장기전세주택 등 몇 가지가 있더라"라며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헌동 본부장께서 조만간 SH공사를 맡게 되면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하시는데 결혼을 앞둔 젊은 부부들에게 꽤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령화가 가속화되나, 이전 노인 세대와 다른 높은 교육·소득 수준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인구로 진입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환경 아래에서 정책적 모멘텀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여부가 앞으로 우리나라 인구정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뜻의 '3포 세대'와 자발적 독신을 선택하는 '비혼(非婚)주의'가 사회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은 데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양 차관은 "이제는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삶의 질을 높이고, 결혼·출산이 청년들의 삶에 부담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아동·가족 분야에 대한 과감한 국가적 투자를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출범하는 CBS 생명돌봄 국민운동캠프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이 거리낌없이 결혼·출산·육아를 선택하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양 차관은 "정부도 그 길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최슬기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권미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의 강연도 차례로 이어졌다.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한 비대면 토크 콘서트도 열렸다.
해당 행사는 Happy Birth K 홈페이지와 네이버TV, 유튜브 채널 '아나운서 엄마의 육아연구소' 등을 통해 라이브로 방송됐다.
※ 이 행사는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