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맞고 싶다' 방역 공무원이 백신 새치기

김제시, 화이자 잔여 백신 공무원 등에 부당 접종
잔여 백신, 고령자나 접종센터 직원 우선 접종해야
재난안전대책본부 공무원이 청탁하기도
전북도, 공직윤리 감찰서 덜미
잔여 백신 예비명단 확보할 것 '주의' 통보

황진환 기자
전북 김제시가 코로나19 잔여 백신을 접종 대상이 아닌 공무원이나 일반인에게 접종한 것이 전라북도 감찰에 적발됐다.

11일 전북도가 공개한 '추석 명절 공직윤리 감찰' 처분 요구서를 보면, 김제시는 지난 4월 23일부터 7월 16일까지 접종 대상이 아닌 김제시 공무원 및 일반인 31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부당 접종했다.

앞서 김제시는 올해 4월 22일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 노인시설 입소 이용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해왔다

접종 과정에서 잔여 백신이 발생할 경우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지침'에 따라 읍·면·동을 통해 접종 대상 노인 등 예비명단을 확보하고, 이를 대상으로 접종해야 한다.

하지만 김제시는 잔여 백신 폐기량 최소화를 위한 예비명단을 확보하지 않고, 잔여 백신을 공무원 등에게 접종했다.

이 과정에서 김제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소속 공무원 A씨는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데도, 접종센터 관계자 등에게 "이왕이면 화이자 접종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로 A씨는 센터 관계자로부터 잔여 백신이 남았다는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화이자 잔여 백신은 미접종자가 발생한 지역의 노인, 예방접종센터 인근 접종 대상 노인, 봉사자를 포함한 접종센터 내 근무자로 한정한다.

화이자 백신은 델타 변이에 효과가 좋고 얀센 백신과 달리 '혈전 생성' 우려가 없어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백신 새치기에 대해 전북도는 "앞으로 잔여 백신 폐기량 최소화를 위해 예비명단을 확보하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자에게 접종을 하지 않는 등 예방접종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김제시에 '주의' 통보했다.

또한 이처럼 예방 접종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관계 공무원에 대한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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