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1일 발표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9.2%p 증가한 5.9%(PPP 환율 기준)를, 내년에는 4.6%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KIEP가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5.9%는 지난 5월 발표했던 전망치와 같지만, 내년 성장률 4.6%는 앞선 전망치 4.3%보다 0.3%p 높여 잡은 결과다.
이에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5.7%와 4.5%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5.9%와 4.9%로 각각 예상한 바 있다.
우선 KIEP는 내년 세계 경제를 전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진입하고 신흥국에도 백신이 일정 수준 이상 보급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경로에 진입하면서 투자자 위험회피도의 급격한 변화가 없고,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급격한 자본이동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의 목표치 내에서 안정적으로 달성되고, 내년 연평균 유가(WTI 기준)는 61.9달러 수준에 그친다는 가정 아래 내년 세계 경제를 전망했다.
KIEP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대전환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전환 비용 부담과 정부 예산 제약 △녹색 전환에 따른 민간에서의 병목·지체 현상 △국제협력 지체와 국내 정치과정의 지연 등이 세계경제 성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물론 올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가 완화되는 가운데, 각 나라마다 확장적인 정책대응을 지속한 덕분에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KIEP의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민간부문의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인프라투자 법안 규모가 애초 계획보다 축소 통과됐고 , 중간선거 등 정치일정으로 주요 정책이 지연·축소될 수 있고,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및 금리인상 우려 등 하방요인을 고려하면 연간 3.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유로 지역과 영국은 봉쇄조치 완화와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따라 투자가 증가하고,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회복하면서 소비와 수출, 투자가 모두 증가해 연간 4.6%와 5.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로 지역은 지난 5월 전망치(4.2%)보다 0.4%p 상향조정된 결과다.
일본은 IT 업종의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ESG 등 신성장 산업 관련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기존 전망치(1.1%)보다 대폭 상향된 3.3%의 성장률이 예상됐다.
중국은 안정된 경기 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5월 전망치(5.6%)보다는 다소 하향 조정된 5.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 규제로 인한 민간부문 위축, 전력난으로 인한 생산 부진, 부동산 기업의 잠재적 디폴트 리스크, 미·중 갈등 재점화 등 경기 하방요인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인도는 백신 접종인구 확대,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7.9%의 높은 성장률을, 러시아는 민간 소비와 투자의 빠른 회복 및 견조한 유가 흐름, 환율 안정 등의 긍정적 요인으로 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또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은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지지만, 서서히 경기회복이 이루어지면서 5.2%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