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로 상향

지난 5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0% 유지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허진욱 연구위원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 하반기 경제전망'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1일 '2021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올해 4.0%, 내년 3.0%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상반기 전망 때와 비교하면 올해 성장률은 3.8%에서 0.2%포인트 올랐고, 내년 성장률은 3.0%가 유지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 배경에 대해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7월 편성된 올해 제2차 추경을 주요하게 거론했다.

2차 추경 편성과 집행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고 특히, 민간소비 부문을 상향 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KDI는 2차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약 0.3%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 문제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투자 위축 등은 하방 요인으로 지적됐다.

"2차 추경이 올해 성장률 0.3%포인트 끌어올려"

정규철 실장은 "상방과 하방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반기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정도 상향 조정할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반기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예측됐다. 상반기 전망 때 1.7%에서 0.6%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KDI는 그러나 현재의 물가 상승세가 주로 일시적인 공급 측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수치 자체에 지나치게 매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2021 하반기 경제전망. KDI 제공
허진욱 연구위원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은 물가 안정 목표를 밑돌고 있어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허 연구위원은 "일시적인 공급 측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에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류에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물가 상승세 일시적, 지나치게 매일 필요 없어"

아직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경기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규철 실장도 "일시적이고, 공급 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세 확대에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거시경제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얘기"라고 허 연구위원을 거들었다.

KDI는 "내년 재정정책은 신속한 백신 보급과 방역 조치 완화를 고려할 때 경기 부양보다는 피해 계층 선별적 지원과 경제구조 전환 등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정규철 실장은 여당발 전국민재난지원금 논란과 관련해 "재정정책 효과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 강화 신뢰성 축적을 위해서는 취약계층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KDI는 또 "급속한 고령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산업구조 변화 등 중장기적인 구조적 재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세를 적극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진욱 연구위원은 "국가채무가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것 자체는 피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증가 속도가 얼마인지에 대한 사회적 협의를 시급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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